
에쓰오일이 협력사 '더리얼'과 공동 개발한 전자영수증·간편결제 시스템을 둘러싸고 기술탈취 의혹에 휘말렸다. 더리얼은 2년여간 공동 개발과 실증을 거친 기술을 에쓰오일이 별도 합의 없이 자체 서비스에 적용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에쓰오일은 협업 이전부터 관련 기술을 자체 운영해왔다며 기술 도용 의혹을 젼면 부인했다.
14일 전자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전자영수증 서비스 운영사 더리얼은 지난달 중소기업기술분쟁조정·중재위원회에 에쓰오일을 상대로 기술분쟁 조정을 신청했다. 양사가 함께 개발·실증한 전자영수증과 간편결제 관련 기술을 에쓰오일이 자체 서비스에 활용했다는 게 더리얼 측 주장이다.
양사 협업은 2021년 시작됐다. 같은 해 10월 전자영수증과 모바일 간편결제 도입을 위한 기술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하고, 11월부터 에쓰오일 직영주유소를 대상으로 약 1년 4개월간 시범 서비스를 운영했다.
이 과정에서 더리얼은 에쓰오일 시스템과의 서버 연동을 비롯해 주유소 포스(POS) 사용자환경(UI) 구성 등 시스템 개발과 고도화를 담당했다. 시범 서비스 기간 에쓰오일은 더리얼 측에 수수료도 지급했다.
갈등은 시범사업 종료 직후인 2023년 3월 에쓰오일이 자체 앱 '마이에스오일(My S-OIL)'을 출시하면서 불거졌다. 더리얼은 양사가 공동 개발·실증한 전자영수증과 간편결제 기능이 에쓰오일 자체 앱에 유사한 형태로 구현됐다고 주장했다.
손종희 더리얼 대표는 “양사가 공동 개발한 전자영수증과 간편결제 관련 기술과 기능이 사실상 동일한 형태로 구현됐다”며 “거의 대가를 받지 않고 파일럿 테스트와 기술 검증까지 진행했는데 결과적으로 자체 서비스에 적용된 셈”이라고 주장했다.
에쓰오일은 기술을 무단 도용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더리얼과 협업하기 전인 2021년 1월부터 자체 앱을 통해 모바일 영수증 기능을 운영해왔다는 설명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결제 데이터를 금융결제원에서 직접 수신해 영수증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라며 “더리얼은 결제 내역이 외부 서버로 전송돼 가공되는 구조여서 개인정보 관리 측면에서도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이라고 밝혔다.
이에 손 대표는 “이미 자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왜 더리얼에 지속적으로 개발과 파일럿 확대를 요청했는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양측은 이후 보상·후속 협력 방안을 놓고도 협의를 진행했다. 더리얼이 기술 도용 문제를 제기하자 에쓰오일은 간편결제 사업권과 주유기 화면 광고매체권 등을 협력 방안으로 제시했다. 2023년 4월에는 '빠른주유' 앱 서비스 내 간편결제 사업을 제안하며 법무 검토를 거친 개발용역 계약서를 더리얼 측에 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관련 협의는 약 4개월 뒤 중단됐다. 더리얼은 에쓰오일이 내부 사정을 이유로 계약 추진을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2024년에도 보상 방안 이행을 요구했지만 에쓰오일이 기존 계약 관계 종료 책임이 더리얼 측에 있다는 취지로 입장을 바꿨다는 설명이다.
에쓰오일 측은 “포스사가 더리얼에 개발 관련 요청을 했으나 회신이 없었고, 양사 합의로 사업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광고매체권에 대해서도 “각 주유소가 보유한 고유 권리라 일괄 제공할 권한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여러 차례 진행 상황을 독촉했고 에쓰오일 측에서도 추가 개발 요청이 계속됐다”며 “제공할 수 없는 권리를 협력 방안으로 제시했다는 것 역시 이해하기 어렵다”고 재반박했다.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더리얼은 지난달 중소기업기술분쟁조정·중재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위원회는 중소기업 기술침해 관련 분쟁에 대해 사실관계를 검토하고 당사자 간 조정과 중재를 지원한다.
김성윤 기자 sy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