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김범석 의장, 청문회 안 나간다…불출석 사유서 제출

김범석 쿠팡Inc 의장
김범석 쿠팡Inc 의장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빚은 쿠팡의 창업자 김범석 의장이 오는 17일 예정된 청문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정보 유출에 대한 정부·국회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사태 후폭풍은 더욱 확산할 전망이다.

14일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김범석 쿠팡Inc 의장과 박대준 쿠팡 전 대표, 강한승 쿠팡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 각각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세 사람은 오는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여는 쿠팡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된 바 있다.

김 의장은 사유서를 통해 “본인은 현재 해외에 거주하고 근무하는 중으로 전세계 170여 개 국가에서 영업을 하는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라며 “공식적인 비즈니스 일정들이 있는 관계로 부득이하게 청문회에 출석이 불가함”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대표와 강 전 대표는 이미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만큼 “쿠팡을 대표해 증언할 위치에 있지 않다”는 해명을 내놨다.

이같은 행보는 예상된 수순이다. 쿠팡은 지난 10일 박대준 대표가 사임하고 쿠팡Inc 최고관리책임자(CAO) 겸 법무총괄을 맡고 있는 해롤드 로저스를 임시 대표로 선임했다. 모기업 법무총괄을 대표로 내려보냈다는 점에서 김 의장이 청문회 불참 의사를 간접적으로 피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 의장이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오는 17일 청문회는 '맹탕'으로 흘러갈 전망이다. 증인으로 채택된 6명의 쿠팡 관계자 중 실제 청문회에는 브랫 매티스 최고정보보안책임자(CISO), 민병기 정책협력실 부사장, 조용우 국회·정부 담당 부사장만이 참석할 전망이다. 해롤드 로저스 임시 대표 또한 출석을 확정지었다.

쿠팡이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는 가운데 국회 공세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과방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민희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하나같이 무책임하고 인정할 수 없는 사유들”이라며 “과방위원들과 함께 합당한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지적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