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권이 디지털과 인공지능(AI)에 방점을 둔 인력배치와 조직개편으로 새해 본격적인 인공지능 전환(AX) 가속 페달을 밟는다. 올해 규제 완화와 혁신금융서비스로 AI 관련 서비스 기틀을 다진 데 이어, AI 기본법 시행과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본격화하는 2026년 AI 선도 경쟁도 과열할 전망이다.
은행업계에 따르면 각 사는 디지털전환(DX)·AX를 새해 주력 사업 축으로 잡고 조직 개편과 인력 배치를 실시했다. 선제적이고 조직적인 AI 에이전트와 스테이블코인 전략 수립을 위한 기틀 다지기에 나섰다.
우리은행과 NH은행은 '디지털' 조직을 'AX' 조직으로 구체화해 AI 대전환 채비를 마쳤다. 우리은행은 AX 중심 조직 재편을 위해 기존 디지털전략그룹을 'AX혁신그룹'으로 변경했다. AX 기반 업무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단순 기술 도입이 아닌 업무 체계 전반을 AI로 혁신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새해부터 기업영업과 여신상담 영역에 AI 에이전트를 본격 가동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IT 서비스 품질과 안정성 제고를 위해 IT그룹 내에 IT혁신본부도 신설했다.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 관련 사업도 체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농협은행은 최근 인사를 통해 디지털 혁신 의지를 강조했다. 디지털 현업 부서장을 IT 부서장으로 배치하며 역량 강화에 힘을 실었다. 조직 또한 AI 데이터, 테크사업, 테크 솔루션 등을 신설해 기술과 서비스 영역에 역량을 각각 집약한다는 계획이다.
새해 스테이블코인 법제화와 AI 기본법 등 제도 변화가 예고되며 AX와 디지털은 금융권 경영 핵심 지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와 우위 선점을 통한 금융권 'AX·디지털 리더' 타이틀 경쟁이 예상된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앞서 디지털과 글로벌 사업을 적극 추진해 미래 경쟁력을 강화한 점 등을 높이 평가받아 지난 4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로부터 차기 회장에 선출됐다.
연임이 시작되는 새해에도 AX와 디지털에 집중한다. 진 회장은 취임 직후 '디지털화폐'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며 디지털화폐 시대에 대비해 새해 내재화와 체계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앞서 10월 그룹 차원 AX 부문을 신설하는 등 금융권 AI 디지털 환경 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도 강조했다.
마찬가지로 BNK금융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최종 추천된 빈대인 회장도 AI와 디지털 활성화에 역량을 집중한다. AI·디지털 활성화 연구조직인 '미래디지털 전략 연구조직'을 출범해 AI, 디지털, 가상자산 시대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지역 기반 디지털 전략 등 성과에 이어 정부 정책에 발맞춘 기업, 학계와 협력관계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파른 속도로 변화하는 AI와 디지털 생태계에 발맞춰 혁신을 강화하는 것이 금융권 주요 과제”라며 “조직과 인력 개편, 기술 도입과 연구를 통한 디지털·AI 선도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