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흥행에 실패한 게임들의 서비스를 잇따라 종료하며 연말 라인업 정비에 나섰다. 단기간 성과가 나오지 않은 프로젝트를 정리하고 비용 구조를 정돈해 내년도 실적 개선을 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최근 출시작을 포함한 일부 타이틀의 서비스 종료를 잇따라 공지했다. 정식 출시 이후 각각 6개월, 16개월 만의 결정이다.
넥슨은 MOBA 배틀로얄 게임 '슈퍼바이브(Supervive)'의 서비스를 내년 2월 26일 오전 11시부로 종료한다. 슈퍼바이브는 '리그 오브 레전드' 개발자 출신이 설립한 해외 개발사 띠어리크래프트가 개발한 작품으로, 얼리 액세스 단계를 거쳐 지난 7월 24일 정식 출시됐다.
슈퍼바이브 운영진은 공지를 통해 “플레이어와 함께한 모든 시간은 소중한 경험이었다”면서도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한 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콘텐츠 업데이트는 오는 18일 패치를 마지막으로 종료되며, 이후 유료 재화와 상품 판매는 전면 중단된다. 넥슨은 오픈베타테스트(OBT) 이후 사용된 결제 금액을 전액 환불하되, 일부 결제분은 넥슨캐시로 환급할 예정이다. 세부 환불 정책은 내년 1월 14일 별도로 안내한다.

같은 날 엔씨소프트도 수집형 RPG '호연'의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다. 호연은 2026년 2월 19일을 끝으로 서비스를 종료한다. 인게임 유료 상품 판매는 공지와 동시에 중단됐다. 지난 9월 16일부터 이날 정기점검 이전까지 결제된 인앱 상품은 문의 접수 시 결제 취소가 진행된다. 공식 디스코드 서버 역시 단계적으로 폐쇄된다.
호연은 엔씨소프트의 대표 IP인 '블레이드 앤 소울'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수집형 RPG다. 원작 시점 3년 전 이야기를 다뤘다. 지난해 8월 28일 출시 당시 IP 확장작으로 주목받았지만 시장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후 엔씨소프트는 개발 조직 분사 과정에서 호연 개발팀의 절반 이상을 정리하며 사실상 프로젝트 축소 수순에 들어갔다.
이와 별도로 '블레이드 앤 소울2' 글로벌 서비스 종료도 공식화했다. 블레이드 앤 소울2는 2021년 8월 서비스를 시작해 4년 넘게 운영됐지만, 오는 2026년 6월 30일을 끝으로 글로벌 서비스가 종료된다. 유료 상품 판매는 2025년 12월 17일 정기점검 이후 중단된다. 해외 일부 협업 퍼블리싱 지역에서는 12월 업데이트를 마지막으로 추가 개발이 종료된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말 출시한 MMORPG '아이온2'를 중심으로 분위기 반전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아이온2는 초기 출시 과정에서 부정적 여론과 잡음이 있었지만, 개발진의 빠른 대응과 이용자 소통을 기반으로 평가가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실시간 피드백 반영으로 평판이 긍정적으로 전환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