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인플레이션은 바이든 탓…연준은 금리 인하 필요성 믿는 인물이 맡아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진행했다. 사진: AP통신 유튜브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진행했다. 사진: AP통신 유튜브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취임 11개월을 맞아 백악관에서 진행한 대국민 생중계 연설을 통해 집권 2기 행정부의 성과를 과시하며 위기 정면 돌파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임 1년 만에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성과를 이뤄냈으며, 지난 11개월간 미국 역사상 그 어느 행정부보다 워싱턴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고 자평했다.

특히 현재 경제의 최대 현안인 고물가 상황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 세력이 수조 달러를 국고에서 빼내 인플레이션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린 결과”라고 규정하며, 전임 정부의 실책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나는 지금 그 높아진 물가를 매우 빠르게 낮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핵심 경제 정책인 관세에 대해서는 “관세 덕분에 미국이 사상 최대 규모인 18조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고, 이는 곧 일자리 창출과 국가 안보 강화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 도입한 새 감세 정책으로 가구당 연간 1만 달러 이상의 가계 지출이 절감될 것이라며, 내년 봄 관세 효과와 감세 법안이 맞물려 '사상 최대의 환급 시즌'이 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아울러 군 장병 145만 명에게 크리스마스 이전 1인당 1776달러의 '전사 배당금'을 특별 지급하겠다는 발표도 덧붙였다.

대외 정책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힘을 회복해 10개월 만에 8개의 전쟁을 종식하고 가자 전쟁 종식과 인질 석방을 끌어내는 등 3000년만에 처음으로 중동에 평화를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금리 인하 의지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곧 차기 연준 의장을 발표할 것”이라며 “차기 의장은 기준금리를 대폭 낮춰야 한다고 믿는 인물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연설은 관세 인상 이후 가중된 물가 상승 압력과 고용 둔화로 인해 국정 지지도가 집권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이뤄졌다.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여론의 흐름을 되돌리기 위한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