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대 금융지주가 올해 사상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지만, 새해에는 대출 규제와 환율 변동성 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이자이익 증가세가 꺾인 상황에서 대부분 지주가 최고경영자(CEO) 2기 체제를 맞으면서 체질 개선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증권가 컨센서스를 종합하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순이익은 18조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종전 최고 기록인 지난해 순이익 16조4205억원을 경신하는 수치다. 올해 4대 금융그룹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5조8124억원으로 16조원에 육박했다.
지주별로는 KB금융이 약 5조8000억원으로 1위를 지킬 전망이다. 뒤를 이어 신한지주는 약 5조1000억원, 하나금융은 4조800억원, 우리금융은 3조3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4개 금융지주 모두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새해다. 내년에는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규제가 연초부터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 수익원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4대 지주 올해 이자이익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해에도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규제를 강하게 밀어붙이며 대출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생산적·포용 금융 재원 투입과 총 2조원대로 추산되는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과징금 등으로 수조원대 추가 재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모험자본 쪽 투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고환율 상황에서 은행 건전성을 평가하는 자본비율 하락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9월 기준 국내 은행 핵심 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 역시 13.59%를 기록하며 전분기(13.62%)보다 0.03%p 떨어졌다. 고환율 탓이 크다. 아직까지는 규제 비율을 크게 웃돌고 있지만, 대표 배당주로서 가져온 장점이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대 금융지주는 내년을 기점으로 대부분 지주 회장 2기 체제로 전환한다. 은행뿐 아니라 증권·보험·여신 등에서 대대적 체질 개선 원년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각 지주들은 올해 사상최대 실적을 발판으로 내년에는 수익 구조 다변화와 리스크 관리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CEO 2기 체제에서 비은행 부문 수익 기여도 비중을 두자리 수 이상 끌어올리는 것이 공통된 목표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