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쿠팡 본격화되나…두 달 만에 일일 사용자 수 '최저치'

쿠팡 개인정보 유출 청문회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렸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가 물을 마시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쿠팡 개인정보 유출 청문회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렸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가 물을 마시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탈쿠팡' 현상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태가 불거진 후 쿠팡 대처에 실망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대체재를 찾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뚜렷한 보상 방안, 진정성 있는 사과 등이 여전히 부재한 가운데 고객층 이탈이 본격화될 지 주목된다.

22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9일 쿠팡의 일일 활성 사용자 수(DAU)는 1488만명으로 집계됐다. 추석 연휴가 있었던 지난 10월 6일 이후 두 달 여만에 최저치다.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가 불거지기 직전인 지난달 28일과 비교하면 약 5.2%가 줄었다.

쿠팡 DAU는 지난 10월 25일 이후 줄곧 1500만명대를 상회해왔다. 이후 지난달 29일 약 3370만명의 고객정보 유출 사실이 알려지자 DAU는 1700만명대까지 치솟았다. 유출 사실 확인, 고객 정보 변경 또는 탈퇴를 하기 위해 접속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쿠팡 DAU는 지난 1일 최대치인 1799만명을 기록한 이후 완연한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경쟁사와 비교해도 눈에 띈다. 지난달 28일 대비 지난 19일 DAU 비교를 각 사에 적용해보면 네이버는 1.7%, G마켓은 2.4%가 올랐기 때문이다. C커머스 대표 주자인 알리익스프레스가 19.9%, 테무가 2.3% 감소한 것이 눈에 띈다.

결제 추정액 데이터도 탈쿠팡 조짐을 암시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9일 쿠팡 일일 결제 추정액은 1309억원으로 지난 10월 3일 이후 금요일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태 직전인 지난달 28일과 비교해도 6.8%가 감소했다. e커머스 이용률이 급감하는 추석 연휴 기간과 비슷한 수치라는 점을 비교했을 때 하락세가 비교적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29일 정보유출 사태가 불거진 직후에는 DAU 등 주요 지표에 큰 변동이 없었다. 국내 기업들의 빈번한 정보유출 사고로 인해 고객들의 예민도가 떨어졌고 새벽배송 등 쿠팡 서비스가 대체 불가하다는 점이 부각됐다.

하지만 외국인 임시 대표 선임, '맹탕' 청문회 등 안일한 사태 수습 과정이 지적되며 고객들의 실망감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는 쿠팡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해롤드 로저스 임시 대표가 선임된 지난 10일 대비 지난 19일 11% 가까이 하락했다.

향후 '탈팡' 현상이 가속화될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범부처 TF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쿠팡의 영업정지 처분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국회 또한 이달 말 이틀에 걸쳐 과방위 외에 정무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등 5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쿠팡 연석 청문회'를 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국회 청문회에서 보여줬던 모습이 고객들에게 실망감을 주면서 쿠팡을 다시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본다”며 “김범석 쿠팡Inc 침묵이 지속되는 가운데 법적 리스크 측면만 부각되면서 청문회가 역효과가 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