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늘었지만 성장률 둔화…바이오헬스케어 상장사 3분기 '완만한 성장'

매출 늘었지만 성장률 둔화…바이오헬스케어 상장사 3분기 '완만한 성장'

국내 상장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이 올해 3분기 매출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성장 속도는 둔화되고 비용 부담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R&D) 투자와 인력은 증가했지만, 지출 구조상 단기적으로 수익성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22일 한국바이오협회가 집계한 '2025년 3분기 상장 바이오헬스케어기업 동향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82개 기업의 3분기 총매출은 9조64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했다. 내수 매출은 7.6%, 수출 매출은 11.5% 늘었다. 전체 매출 규모는 확대됐지만 분기 기준 매출 증가율은 이전 분기 대비 둔화됐다. 특히 의료기기 부문 매출 증가율은 2%대에 머물렀고, 일부 중소 의료기기 기업은 역성장을 기록했다.

기업 규모별 매출 구조에서는 차이가 뚜렷했다. 의약품 대기업은 전체 매출 가운데 수출 비중이 87%에 달했다.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반면 중견 기업은 매출의 86.9%가 내수에서 발생했다. 중소 기업은 수출 비중이 57.4%로 비교적 높았으나, 절대적인 매출 규모는 제한적이었다. 같은 매출 증가 흐름 속에서도 기업군별로 시장 의존 구조가 다르게 나타난 셈이다.

연구개발비는 전반적으로 늘었지만, 판매관리비 중심으로 구성되면서 개발비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3분기 전체 R&D 투자액은 97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했다. 제약 부문과 의료기기 부문 모두 연구개발비가 확대됐다. 그러나 연구개발비 세부 구성에서는 판매비와 관리비 비중이 75.3%로 가장 컸다. 자산화된 개발비 비중은 15.5%에 그쳤다.

매출 늘었지만 성장률 둔화…바이오헬스케어 상장사 3분기 '완만한 성장'

인력 지표에서도 업종별로 상반된 흐름이 나타났다. 3분기 기준 전체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종사자는 5만143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연구개발 인력은 7.8% 늘었고 제약 분야도 연구 인력 증가세가 유지되며 R&D 인력 비중도 확대됐다.

반면 의료기기 분야에서는 R&D 인력이 전년 대비 16.7% 감소했다. 중소 의료기기 기업의 R&D 인력 감소율은 25%를 넘었다. 의료기기 부문은 매출 증가율 둔화와 함께 연구 인력 축소가 동시에 나타난 셈이다.

김은희 한국바이오협회 산업통계팀장은 “3분기까지 누적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은 매출 성장세가 다소 완만해진 가운데 수익성 개선과 재무구조의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도 “중소기업은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적자 흐름이 지속돼 기술개발 성과의 사업화 가속과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 지원과 전략적 대응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