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DX 경쟁입찰로…HD현대重 VS 한화오션 최종 승자는 1년 뒤

KDDX 조감도. HD현대
KDDX 조감도. HD현대

2년간 표류하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수행 업체 선정 방식이 '지명경쟁입찰'로 결정됐다. 기본설계를 수행한 HD현대중공업과 개념설계 업체인 한화오션이 경쟁을 벌이게 된다. 경쟁입찰 기준안 마련과 관련 절차를 새롭게 밟아야하는 만큼 최종 사업자 선정까지는 1년가량 더 소요될 전망이다.

방위사업청은 22일 국방부에서 열린 제172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에서 KDDX 사업추진방안 안건을 논의, 지명경쟁입찰 방식을 통해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수행업체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명경쟁이란 사업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특정 업체를 지정해 경쟁을 부치는 방식이다. KDDX 방산업체이자 기본설계와 개념설계를 각각 진행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간의 경쟁을 통해 KDDX 사업자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KDDX는 업체 선정 방식 결정을 두고 논란이 이어져 왔다. 방사청은 기본설계 업체와 수의계약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민간위원 등이 상생과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유출 사건을 이유로 반대하며 결정을 짓지 못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군사 기밀을 빼돌려서 처벌받은 곳에 수의 계약을 주느니 마느니 하는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던데 그런 것 잘 체크하라”라고 발언하며 KDDX 사업자 선정 방식을 언급하기도 했다.

방사청은 공정성 확보 및 담합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명경쟁입찰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수주전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기본설계 단계에서 핵심 기술이 모두 적용되는 만큼 수행업체와 비수행업체 간 기술력·이해력 격차가 크지만 HD현대중공업의 보안 감점 1.2점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함정 사업은 소수점 단위에서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과거 HD현대중공업 내부 직원들이 KDDX 기본 설계 과정에서 대우조선해양 개념설계 자료를 몰래 촬영·유출해 유죄 판결을 받았고 방사청은 보안 감점을 내년 12월까지 연장했다.

방사청도 내년 말까지 계약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방추위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그간 지켜져 온 원칙과 규정이 흔들린 데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라면서 “방추위의 결정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할 계획이며, 향후 절차가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사업자 선정방식이 이제라도 결정된 것은 다행스러운 결과”라며 “향후 KDDX 사업 수주를 통해 대한민국 해군력 증강에 기여하고, 2030년대 K-해양방산을 이끌 수 있는 명품 함정을 건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