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리서치가 딥러닝 기반 수요 예측을 한 결과, 새해 한국을 찾는 인바운드 관광객은 2036만명, 해외 여행 수요는 3023만명으로 점쳐졌다. 초광역 관광권 구축을 통한 지역 분산 전략이 관광수지 적자를 개선하기 위한 주요 해법으로 꼽혔다.
야놀자리서치는 29일 야놀자 본사에서 '2026 인·아웃바운드 수요 예측과 관광 전략'을 주제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딥러닝 모델을 활용한 중장기 수요 전망과 함께 지방 관광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야놀자리서치가 개발한 장단기기억모델(LSTM)을 활용해 2026년 한국 인바운드·아웃바운드 관광 수요를 예측한 결과 인바운드 관광객은 2036만명, 아웃바운드 3023만명이 될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한일령으로 약 40만~90만명의 추가 중국인 인바운드 관광객 유입이 점쳐졌다.
이같은 규모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 사상 최대 수준이다. 환율과 항공 공급 등 거시 변수, 중·일 갈등과 같은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한국 관광의 반사 이익 등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다만 한국인의 해외여행 선호로 인해 발생하는 인·아웃바운드 불균형은 여전히 존재할 것으로 예측됐다. 야놀자리서치는 이를 '가치 인식의 괴리(Value Gap)'라는 관점에서 분석했다. 국내 여행이 단순한 소비가 아닌 경험에 대한 투자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장 원장은 “여행은 대표적인 경험 경제 산업”이라며 “그러나 해외여행과 동일한 비용을 국내 여행에 지불하겠다는 응답자는 20%에도 못 미쳐, 국내 관광의 가격 대비 경험 가치가 무너졌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짚었다.
높은 경험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는 원인으로는 '카피 관광지' 문제가 지목됐다. 전국에 난립한 출렁다리, 케이블카, 레일바이크 등 유사 관광 콘텐츠가 대표 사례로 언급됐다. 이들은 관광객에게 새로운 설렘을 주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는 '경험 가치 재설계'가 제시됐다. 구체적으로 △로컬 스토리텔링 강화 △프리미엄 테마 여행 개발 △잊힌 공간의 재생과 활용 △체험 중심 콘텐츠 설계 등이 핵심 과제로 꼽혔다. 여행지를 '나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여행자 관점에서 기획·관리하는 '경험 설계(Experience Planning)'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장 원장은 “반도체 산업이 설계와 검수 과정을 통해 품질을 관리하듯, 관광도 기획 이후의 품질 검증과 관리가 필요하다”며 “시간의 가치를 녹여낸, 고유성과 깊이를 갖춘 관광지만이 여행자가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방 소멸 위기 대응과 인바운드 질적 성장을 위한 '초광역 관광권' 전략도 논의됐다. 수도권 관문 도시와 지방 거점을 연결하는 허브 앤 스포크(Hub & Spoke) 모델을 통해 체류형 관광을 유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행정 구역을 넘는 광역 협력 거버넌스 구축, 외항사 유치, 지역 공항과 관광지 간 교통 연계 강화 필요성도 함께 제시됐다.
최규완 경희대 호텔관광대 교수는 “지방 관광권을 초광역 단위로 묶어 체류 시간과 소비를 늘리지 않으면 인바운드 확대가 곧바로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기 어렵다”며 “교통, 숙박, 콘텐츠를 하나의 관광권으로 설계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