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과몰입군 71% 급감”... 인문학 치유, 의학적 개선 효과 입증

중앙대 한덕현 교수팀 설계 모델 적용, 고위험군 323명에서 93명으로 뚝
통제 대신 '인지 자극' 집중... 디지털 과몰입 해결의 새로운 표준 제시

디지털 과몰입 청소년 인문치유 프로그램
디지털 과몰입 청소년 인문치유 프로그램

디지털 과몰입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적 치유 프로그램이 단순한 정서 지원을 넘어 의학적으로도 유의미한 수치의 개선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위험군 학생 10명 중 7명이 상태 호전세를 보이며 게임 과몰입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사회적 모델로 부상했다.

30일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문화재단이 발표한 '2025년도 디지털 과몰입 청소년 인문치유 프로그램' 운영 결과에 따르면 프로그램에 참여한 고위험 문제군 청소년 323명 중 230명이 상태가 호전, 문제군에서 탈피했다. 감소율은 무려 71.2%에 달한다.

잠재적 위험을 안고 있던 '잠재문제군' 역시 694명에서 365명으로 47.4% 감소하며 가시적 성과를 냈다. 이는 전국 43개 기관, 3897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거둔 대규모 실증 데이터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이번 성과가 단순한 '상담 효과'를 넘어선 이유는 한덕현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의 의학적 설계에 있다. 2024년 개발된 이 모델은 과몰입 청소년 특유의 '공감 능력 저하'와 '자기조절 능력 부족'을 뇌 과학적 관점에서 접근했다.

단순히 게임 시간을 줄이라는 훈육 대신, 문학 텍스트를 활용해 뇌의 인지 영역을 자극하고 정서적 공감대를 확장하는 방식을 택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중학교 2학년 이OO 학생은 “무조건 게임을 금지할 때보다 내 마음을 글로 표현하며 답답함을 해소했을 때 게임에 대한 집착이 줄어드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인문학적 성찰이 청소년 스스로 과몰입 상태를 인지하고 조절할 수 있는 '내면의 통제력'을 복원시켰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참여 학생들은 관계 개선뿐 아니라 집중력과 자기효능감 등 학습과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인지 기능에서도 고른 향상을 보였다.

게임문화재단은 이번 문학 기반 프로그램 성공에 힘입어 2026년에는 역사 분야까지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인문학적 테마를 다양화해 청소년들이 디지털 환경에서 겪는 부작용을 문화적으로 해소하는 표준 모델을 정립하겠다는 포부다.

유병한 게임문화재단 이사장은 “이번 결과는 인문학적 성찰이 디지털 시대 청소년들에게 균형 잡힌 삶을 되찾아주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며 “향후 지속적인 프로그램 강화를 통해 매체 부작용을 예방하는 선제적 대응 체계를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