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인공지능(AI) 3대 강국에 진입 전략으로 산업·제조 AI와 AI 반도체 집중 육성이 꼽혔다. ChatGPT와 같은 초거대언어모델(LLM) 개발 경쟁에 나서기보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첨단제조 역량과 산업 현장 노하우에 기반한 AI 정책을 설계·지원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전자신문이 지난달 19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간 국내 AI 공학 전문가 1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AI 3대 강국 도약 우선 집중 전략 분야'로 산업·제조 AI(56%)가 꼽혔다. 반면 LLM을 선택한 답변은 6%에 불과했다.
복수 응답으로 진행한 'AI 경쟁에서 가장 강점을 가진 영역' 질문에선 △산업·제조 데이터 기반(30.2%)과 △AI 반도체 경쟁력(28.2%)이 우선순위에 올랐다. 해당 질의에서도 LLM을 강점으로 꼽은 응답은 6.9%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국가 AI 전략의 선택과 집중에 손을 들어줬다. 결과적으로 범용 AI나 플랫폼 중심 경쟁보다는 이미 글로벌 우위에 올라서 있는 제조 데이터와 공정 경험을 활용한 산업 AI가 현실적인 AI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제한된 리소스 상황에서 AI 전 분야에 대한 산발적인 육성보다는 차별화된 영역을 우선 선도할 수 있는 핀포인트 전략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한 전망 역시 제조 산업에 의견이 모였다. '향후 5년간 가장 빠르게 성장할 AI 분야'에서도 산업 AI와 AI 반도체가 각각 38.5%와 30.7%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다만 이러한 전략이 성과로 이어지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부족한 인프라 및 규제 등 구조적 병목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AI 경쟁 취약 요소'로 데이터 접근성·표준화·품질 한계(24.9%)가 가장 많이 선택된 것이 이를 방증한다. 'AI 경쟁력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실증·시험 환경 및 규제 한계(24.1%)가, 가장 시급한 정책과제로 △제조 AI 실증 인프라 구축(41%)이 꼽힌 것도 같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자유설문에선 △AI 인재 육성과 확보 △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 강화 △데이터 개방과 표준화 △규제·입법 개선 △전력·에너지 인프라 확충 등이 반복적으로 언급됐다. 기술 경쟁 자체보다 국가 차원의 시스템 정비와 정책 실행력이 향후 AI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인식이 공통적으로 확인됐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