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새해 인공지능(AI)·데이터 기반 스마트농업 정책과 연구개발(R&D)을 본격 확대한다. 스마트농업을 단기 보급 정책이 아닌 디지털 농정 전환의 출발점으로 삼고, 정책과 투자를 실행 단계로 옮긴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부터 AI·데이터 기반 스마트농업 정책과 R&D 투자를 단계적으로 늘린다. 차세대 농생명 R&D 전략 로드맵을 통해 스마트데이터농업과 AI 기반 생육·경영 관리 기술을 디지털 농정의 중장기 축으로 설정하고, 그동안 개별 기술 과제 중심으로 나뉘어 있던 연구개발 구조를 분야·플랫폼 중심으로 재편한다. 연구개발과 정책 집행을 연계하는 구조도 올해부터 본격 가동한다.
현장 확산을 겨냥한 정책도 병행한다. 정부는 보급형 스마트팜을 중심으로 스마트농업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지난해 약 1000곳 수준이던 보급형 스마트팜은 올해 1600곳으로 확대된다. 고도화 모델이 아닌 비용 부담을 낮춘 보급형 구조를 통해 현장 적용을 늘린다는 취지다.
농업 데이터 활용을 위한 인프라도 구축 단계에서 활용 단계로 넘어간다. 농촌진흥청이 추진하는 농업 데이터 플랫폼은 연구·기술·스마트팜 데이터를 통합하고, AI 활용을 전제로 한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새해부터는 플랫폼 서비스를 현장으로 확산하는 데 정책 초점을 맞춘다.
농진청의 AI 농업 전략 역시 올해를 목표로 본격 실행에 들어간다. AI 기술을 활용해 농가 수입 20% 증가, 농작업 위험 20% 감소, 기술 개발·보급 기간 30% 단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데이터 플랫폼과 AI 전략을 연계해 생산·관리·경영 전반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는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
생산 이후 영역에서도 디지털 전환이 이어진다. 온라인 도매시장을 중심으로 유통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데이터 기반 수급 관리와 기상·생육 정보 연계 모니터링 고도화를 병행한다. 스마트농업을 개별 생산 기술이 아니라 생산·유통·수급을 아우르는 체계로 확장하려는 흐름이다.
다만 정책 확대 속도와 달리 현장 인식은 온도 차를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6년 10대 농정 이슈'에 따르면 스마트농업과 디지털 전환은 중장기 대응 과제로 제시됐지만, 농업인 평가에서는 우선순위가 낮아졌다. 농업인이 꼽은 스마트화 중요도는 지난해 7위에서 여덟 단계 떨어진 15위에 그쳤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스마트농업과 디지털 전환은 중장기적으로 필요한 대응 수단이지만, 현장에서는 비용 부담과 소득 연계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체감도가 낮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