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비즈니스포럼 600 기업인 '소비재·문화·첨단분야' 협력 약속

李 대통령,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협력 지평 확대 강조
양국 기업간 실무 협력 MOU 32건 체결
4대 총수 포함 기업인 집결…'한한령 완화' 실질적 물꼬 기대

이재명 대통령은 중국 국빈 방문 이틀째인 5일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양국 경제 관계의 완전한 정상화와 미래지향적 협력 의지를 밝혔다. 9년 만에 대규모로 재개된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양국 기업은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은 물론, 그간 경색됐던 문화·서비스 분야에서도 교류의 물꼬를 텄다.

이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양국 경제 협력의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했다. 특히 과거 고려와 송나라의 국제 무역 거점이었던 '벽란도'를 언급하며, “고려와 송이 활발한 교역과 지식 순환을 통해 각자의 문화적 성숙을 이끌어냈던 역사를 되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5일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허리펑 중국 국무원 경제담당 부총리.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5일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허리펑 중국 국무원 경제담당 부총리.

이어 “제조업이라는 단단한 '고려지' 위에 서비스와 콘텐츠라는 색채와 서사를 담아 새로운 가치를 함께 써 내려가자”고 제안했다. 기존의 제조 중심 협력을 넘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양국 협력의 외연을 넓히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럼에는 한국 측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400여명과 중국 측 200여명 등 총 600명의 기업인이 모여 교류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 기업간 실무 협력을 구체화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도 32건 체결됐다. 이 중 소비재(4건)와 콘텐츠(3건), 신산업 (2건) 분야에서 중국을 단순 생산기지나 수출 대상이 아닌 내수시장으로 직접 공략하는 내용이 다수 포함되면서 주목받았다.

한중 비즈니스포럼 계기 MOU
한중 비즈니스포럼 계기 MOU

특히 소비재 분야에서는 중국 유통망을 활용한 현지 판매와 글로벌 재수출을 동시에 노리는 협력이 추진됐다. 신세계그룹이 알리바바 인터내셔널과 국내 우수 상품을 발굴하고, 알리바바의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수출을 확대하기로 했다. 신산업 분야에서는 에스더블유엠과 레노보가 레벨4 자율주행과 고성능 컴퓨팅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중국 거대 내수시장에 우리 기업의 참여가 확대되길 기대한다”며 적극적인 후속 지원을 약속했다. 다만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규제와 리스크 관리 등 사후 관리가 관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최태원 SK회장(대한상의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도 일제히 참석했다. 포스코, GS, LS, CJ 등 주요 그룹과 SM엔터테인먼트, 크래프톤 등 K-콘텐츠를 대표하는 기업들도 대거 이름을 올렸다.

중국 측에서도 무역촉진위원회(CCPIT)를 중심으로 중국석유화공그룹, 중국에너지건설그룹 등 국영 기업은 물론 TCL, CATL, 텐센트, ZTE 등 글로벌 민간 기업이 대거 참여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한중 관계가 전면적으로 복원되는 중요한 전환점에 있다”며 “두 나라 대표 경제인들이 좋은 성장의 실마리를 함께 찾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포럼 전 취재진과 만나 “양국 관계가 개선된다면 현대차의 현지 사업에도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겸손한 자세로 중국 내 생산과 판매를 다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중국)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