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기술로 부상하면서 미국·유럽연합(EU)·중국 등 주요국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은 미국 우선주의 기반의 AI 패권 전략을 취하고 있으며, EU는 규제 기반의 성장형 모델을 추진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생성형 AI 혁신 및 성장 지원을 위한 주요국 정책 동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먼저 미국의 AI 정책은 '미국 우선주의'로 대변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의심할 여지 없고 누구도 넘볼 수 없는'(unquestioned and unchallenged) 글로벌 기술 우위 확보를 국가 안보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AI 혁신 가속화', '미국 AI 인프라 구축', '국제 AI 외교 및 안보 주도' 등 AI 액션 플랜을 가동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공공 투자를 통해 인프라를 확충하는 동시에 민간 자율성을 존중하는 표준 수립, 유연한 입법 활동을 통해 입체적인 AI 성장 지원 환경을 조성한다.
EU는 규제와 혁신을 동시에 추구하는 '제3의 길'로 평가된다. 신뢰할 수 있는 AI 생태계 조성과 함께 AI 우수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복안이다. 세계 최초 포괄적 규제 프레임워크인 'AI 규제법'(AI Act)를 통해 위험 기반 접근 방식을 핵심 원칙으로 삼았다. 이와 더불어 헬스케어·제조업·에너지 등 14개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생성형 AI 활용을 촉진하는 'GenAI4EU' 등 투자 프로그램과 AI 모델 개발을 지원하는 'AI 공장' 등 산업 혁신도 병행하고 있다.
중국도 국가 통제와 산업 육성이라는 이중적 목표를 세웠다. 일찌감치 2017년부터 AI를 국가 전략으로 삼아 2030년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명확한 국가 목표 아래 AI 발전을 강력히 추진하는 한편, 콘텐츠와 사회적 영향은 엄격히 통제한다.
한국도 AI 기본법을 제정하며 법제 기반 산업 진흥에 나서고 있다. 2024년 12월 'AI 기본법'을 통과시키며 '우선 허용, 사후 규제' 원칙을 명문화했다. EU의 AI Act와 달리 '산업 진흥'에 무게를 두며 고위험 AI에 대한 구체적인 의무 부과보다는 자발적인 신뢰성 확보 조치를 권장하는 게 특징이다.
'신뢰 확보'는 모든 국가가 풀어야 할 숙제다. 국가마다 접근 방식은 다르나 AI 안전성·보안·투명성·공정성 등 신뢰를 확보해야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어서다.
보고서는 “명확한 글로벌 스탠다드 부재로 국가마다 상이한 규제 모델을 도입하면서 글로벌 규범의 파편화가 심화하고 있다”며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은 권역별 규제 환경의 차이를 면밀히 분석하고 이에 맞는 유연한 준법 및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재학 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