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장르 문학 게임화, 글로벌 시장 정조준

프로젝트 윈드리스
프로젝트 윈드리스

한국 장르 문학이 게임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국내 판타지·웹소설 지식재산(IP)이 트리플A급 콘솔 타이틀과 대형 멀티플랫폼 게임으로 재탄생하며 'K장르 서사' 확장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한국 판타지 문학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영도 작가의 '눈물을 마시는 새' IP를 활용해 글로벌 콘솔 시장을 겨냥한 트리플A급 게임 개발에 착수했다. 최근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 디지털 쇼케이스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에서 첫 트레일러 영상을 공개한 '프로젝트 윈드리스'다.

프로젝트 윈드리스는 크래프톤이 2018년 원작 판권 계약 체결 이후 약 7년 만에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냈다. 크래프톤 몬트리올 스튜디오에서 PC·콘솔 기반 오픈월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으로 개발 중이다. 원작 소설 속 사건보다 약 1500년 전 '신화 시대'를 배경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전개한다.

인간·나가·레콘·도깨비 등 독창적 4종족 세계관을 기반으로 이용자는 훗날 '영웅왕'으로 불리는 레콘 전사가 돼 최초의 인간 왕국 '아라짓'을 세우는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언리얼 엔진5 기반 그래픽과 수백 명의 적을 동시에 구현하는 매스 인공지능(AI) 전투 시스템으로 트리플A급 완성도를 노린다.

크래프톤은 AI를 개발 효율을 높이는 도구로만 활용하며, 게임의 핵심 창작 과정은 전통적 싱글플레이 개발 방식에 따른다고 선을 그었다. 이영도 작가 역시 세계관의 정통성을 유지하는 주요 창의적 결정에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국의 전통 문학 혹은 설화 기반 세계관과 미학을 앞세운 콘솔 시장 진출은 아시아 게임사들의 공통 전략으로 자리잡는 양상이다. 오랜 시간 글로벌 게임 시장을 장악해온 일본 뿐만 아니라 중국 역시 전통 설화 기반 게임 개발에 적극적이다. '서유기'를 재해석한 '검은신화: 오공'과 그 후속작 '종규' 등 민간 설화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잇따라 등장하며 글로벌 IP로 확장하고 있다. .

국내에서는 앞서 넷마블이 인기 웹소설·웹툰 IP를 기반으로 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를 통해 글로벌 흥행 가능성을 입증했다. 원작의 팬덤을 기반으로 콘솔급 액션 연출과 멀티플랫폼 전략을 접목하며 국내를 넘어 북미·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넥슨게임즈는 한국 전통 문학 '전우치'에서 모티브를 얻은 트리플A급 PC·콘솔 어드벤처 '우치 더 웨이페어러'를 준비 중이다.

게임사 관계자는 “한국 장르 문학이 단순 IP 라이선스 사업을 넘어 '세계관 수출' 단계로 진입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트리플A급 콘솔 게임 개발 역량과 글로벌 퍼블리싱 네트워크, 원작 IP가 지닌 힘을 바탕으로 K장르 문학의 외연이 한층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