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파는 경차…'캐스퍼 20개월·레이 7개월' 출고 대기

현대차 캐스퍼
현대차 캐스퍼

경차 품귀 현상이 새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국내 대다수 차종의 출고 대기가 1개월 내로 줄어든 것과 달리 경차 대기는 길어지고 있어서다.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캐스퍼 출고 대기 기간은 가솔린 모델 17~18개월, 전기차(일렉트릭) 18~20개월에 이른다. 일부 전기차 트림은 최장 26개월이다. 레이 역시 가솔린과 전기차 모두 평균 7개월 출고 대기가 있으며, 일부 트림은 10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출고 기간이 길어진 것은 생산 부족이 원인이다. 공급 자체가 제한돼, 없어서 못 파는 형국이다.

캐스퍼의 경우 지난 해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전기차 수출 물량이 크게 늘면서 내수 배정 물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수요 확대에 추가 생산 여력이 제한되다 보니 국내 고객의 대기 기간이 길어지는 구조다.

기아 레이 EV
기아 레이 EV

두 모델 모두 직접 생산이 아닌 위탁 생산 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수요가 늘더라도 단기간 내 생산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

캐스퍼를 생산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올해 생산 물량을 6만1200대로 확정해 지난해보다 소폭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2교대 전환이 무산되면서 증산 폭이 제한적일 전망이다. 동희오토가 생산하는 레이도 비슷한 상황이다.

공급 부족으로 국내 경차 시장 규모도 위축되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경차는 현대차 캐스퍼와 캐스퍼 일렉트릭, 기아 레이와 레이EV, 모닝 등이다. 국내 경차 시장 규모는 2022년 13만3023대, 2023년 12만3679대에서 2024년 9만8743대로 10만대 아래로 떨어졌다. 2025년 연간 판매량은 7만대 전후로 역대 최저 수준 기록이 유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고물가 속에 실용성을 앞세운 경차 수요가 견조하지만, 생산 구조와 수익성 한계가 맞물리며 없어서 못 파는 시장 상황이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