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류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만들어진 이른바 '종말의 날 비행기'(Doomsday Plane)가 51년 만에 미국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LAX)에 모습을 드러내 네티즌들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타임즈에 따르면 미 연방 정부의 'E-4B 나이트워치'(종말의 날 비행기)가 지난 8일 오후 LAX에 도착, 이튿날 오후 2시 30분께 이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당시 이착륙 모습을 소셜미디어로 생중계한 실시간 항공 중계 서비스 '에어라인 비디오 라이브'는 “51년 비행 역사상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추정되는 '심판의 날 비행기'로 알려진 보잉 747 E-4B 나이트워치가 생중계 중 LAX에 나타났다”며 “이 장면은 2026년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오랜 주둔지였던 네브래스카주가 아닌 LAX에서 모습을 드러내자 네티즌들은 “전쟁이 임박한 거냐”, “LA가 곧 핵 공격을 받는건가”, “세상이 곧 끝날 것 같다” 등 우려섞인 반응을 보였다.
네티즌들 우려와 달리 이번 착륙은 국방장관 출장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미국 방위 산업 기지를 시찰하고, 군모병을 증진하기 위한 '자유의 무기고' 순회 일정 일환으로 남부 캘리포니아를 방문했다.
E-4B 나이트워치는 보잉 747-200B 제트기를 군용으로 개조한 공중지휘통제기다. 지상의 지휘 센터가 파괴되는 국가 재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미국 대통령, 국방장관, 합동참모본부를 위한 공중 작전 센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핵 분쟁 상황에 투입되도록 제작됐기 때문에 '최후의 날 비행기'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대통령전용기와 달리 핵폭발 후에도 작동할 수 있는 뛰어난 내구성을 자랑한다. 또한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 핵심 참모진이 탑승해 '날아다니는 백악관 집무실'이라고도 불린다.
기체 상단에는 공중 급유를 위한 돌출부가 있는데, 이를 통해 장시간 비행이 가능하다.
또한 레이 돔이라고 불리는 돌출부에 항공기 통신을 위한 약 67개의 위성 접시와 안테나가 설치돼 있다. 동시에 전자 장비와 통신을 마비시킬 수 있는 전자기 펄스에 대한 내성을 갖고 있다고 알려졌다.
비행기 내부는 브리핑룸, 지휘센터, 보안 통신 허브가 갖춰져 있다. 최대 100명 이상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미 공군에 따르면 이 비행기 한 대를 제작하는 데 2억 2320만 달러(현재 환율 기준 약 3289억원)가 들고, 운영비는 시간당 약 15만 9529달러(약 2억 3511만원)가 소요된다. 공군에서 가장 비싼 항공기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