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트닉, 반도체 생산국에 경고 “美 투자 없으면 관세 100%”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한국을 포함한 주요 반도체 생산국을 상대로 미국 내 투자를 압박하고 나섰다. 미국에 생산시설을 짓지 않을 경우 반도체에 100% 관세를 물릴 수 있다는 경고를 다시 꺼내 들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 16일(현지시간) 뉴욕주 마이크론 신규 공장 착공식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려는 기업에는 선택지가 두 가지뿐”이라며 “100% 관세를 내거나 미국에서 생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특정 국가나 기업명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글로벌 반도체 생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한국과 대만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8월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반도체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이후 관세 전면 적용은 유예하고,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를 조건으로 수출국과 개별 협상을 진행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이런 기조 속에서 미국은 최근 대만과의 무역 합의 결과를 발표하며 반도체 관세 면제 조건을 공개했다.

미국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새로 짓는 대만 기업의 경우, 공장 건설 기간 동안에는 해당 생산능력의 2.5배에 해당하는 물량까지 관세를 면제하기로 했다. 공장이 완공된 이후에는 신규 생산능력의 1.5배까지 무관세 수입을 허용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대만에 적용된 이 기준은 향후 한미 간 반도체 협상에서도 참고선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한국과 미국은 무역 협상을 통해 대부분의 한국산 제품에 15% 관세를 적용하기로 합의했지만, 반도체 관세 문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다만 당시 한국은 대만보다 불리한 조건을 적용받지 않겠다는 원칙적인 약속을 확보했다.

지난해 경주를 찾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경주=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지난해 경주를 찾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경주=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