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칼럼] '따뜻한 전파'에서 '뜨거운 전파'로

이재욱 한국항공대학교 교수(한국전자파학회 수석부회장)
이재욱 한국항공대학교 교수(한국전자파학회 수석부회장)

요즘 K방산의 위력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1990년부터 2008년까지 존재했던 정보통신부 시절에는 공식적인 용어는 아니지만 몇가지 맥락에서 자주 회자되는 표현이 '따뜻한 전파'였다.

전파(전자파)를 따뜻한 매개체로 비유한 표현으로서 '우리 삶을 편리하게 이어주는 보이지 않는 따뜻한 에너지' '정보의 온기를 전달하는 전파'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따뜻한 기술'이라는 의미를 담았었다.

특히 전파의 안전성과 공공성을 강조하기 위해 대부분의 공식문서에도 '국민편익' '공익 서비스' '안전한 전파환경 추구'등 공익서비스 제공 및 전자파의 안전성 인식률 개선을 위한 용어들이 등장했다.

'따뜻한 전파'가 국민 생활을 편리하게 하고 사회적 연대를 강화하는 공공적 및 온화한 전파 활용을 상징한다면, 이를 확장한 '뜨거운 전파'는 고강도, 고위력, 고정밀, 고효율 전파활용을 통해 국방 및 방위산업의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는 능동적, 공격적, 방호적 전파활용을 의미하는 비유적 프레임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이 개념은 단순한 무기체계 기술이 아니라, 전파를 국가 생존과 전장지배를 위한 '에너지, 능력의 근원'으로 재정의하는 전략적 사고로도 확장될 수 있다.

이를 몇 가지 전략적 개념으로 소개하면 첫 번째, 뜨거운 전파의 상징이 될 만한 '전파기반의 무기체계'에 있다. 화두의 뜨거운 전파는 직접적인 무력의 수단이 될 수 있다.

전장을 비살상, 전자장비 무력화 방식으로 장악할 수 있는 '고출력 마이크로파 무기'가 있으며 인프라와 명령체계를 순식간에 무력화할 수 있는 전략적 전장초기 제압수단인 '전자기 펄스(EMP)기반효과'와 탐지·교란·공격을 하나의 전파기반 플렛폼에서 수행하는 차세대 무기체계로 확장할 수 있는 '레이다·EW 융합무기'가 있다.

즉, 뜨거운 전파는 단순한 파괴가 아니라 전장 전체의 센서, 네트워크 체계를 우위에 두는 전파 기반 패권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전에서 전파는 이미 전장의 산소와 같다. 뜨거운 전파는 이를 더 공격적이고 능동적 방식으로 해석하는 틀을 제공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뜨거운 전파의 지능화를 대변하는 '전파·센싱·지휘통제의 통합'에 있다. 뜨거운 전파는 단순 무기화뿐 아니라 전장 인지, 추적, 판단, 결심의 속도와 품질을 강화한다. 스텔스 탐지력에 비유될 만한 기술로 모노스태틱(Monostatic)에서 멀티스태틱(Multistatic) 레이더로의 발전 및 저주파 탐지기술이 있다.

또 분산형 센서네트워크는 드론 및 무인기와 연동돼 실시간 전장인식에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초고속, 높은 수준의 보안이 요구되는 전파기반 임무지휘체계인 C4ISR로의 확장은 뜨거운 전파가 단순한 전장에서의 임무를 넘어 전장의 눈, 귀와 뇌를 업그레이드하는 개념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세 번째로는 방산의 산업적 시너지 효과로 전파기반 방어 및 공격체계의 고부가가치를 달성하는 것이다. 미래 방산 수출의 핵심이 되는 레이더, HPM 무기를 비롯해 국방AI, 전파 융합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전자파 엔지니어, 스펙트럼 전략가등 전문인력의 수요가 자연스럽게 증가하게 되고 기존의 전통적인 플랫폼 중심(전차, 자주포)에서 전파기반 무기, 센서 중심으로 확장할 수 있다.

즉, 뜨거운 전파는 방산시장에서 물리적 플랫폼을 뛰어넘는 미래형 전장지배 기술군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제 '뜨거운 전파'라는 개념은 단순한 기술적 용어가 아니라 국가전략, 방산정책, 미래지향적 군사력을 설명하는 매력적이며, 직관적이고 스토리델링이 가능한 상징적인 언어로 기능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개념들을 활용하면 스펙트럼 국방의 주권 역할을 위해서는 전파자원 확보를, 전장 네트워크 지배의 우선권 역할을 위해서는 전자전, 데이터 기반의 전장장악을, 게임체인저 기술의 핵심역할을 위해서는 에너지 기반 무기확보에 집중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들을 하나의 통합된 전략으로 묶어 설명할 수 있는 강력한 프레임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뜨거운 전파'는 전파를 국가 안보를 위한 고효율, 지능형 전장 자원으로 해석하는데 필수적이며 우리나라의 국방, 방산의 미래 전략을 설명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며 비유적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재욱 한국항공대 교수·한국전자파학회 수석부회장 jwlee1@ka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