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8개국에 대해 '그린란드 관세'를 예고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을 비롯해 국내 증시가 일제히 요동쳤다.
21일 오후 1시 30분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BTC)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17% 하락한 8만89334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5일 9만7000달러까지 올랐지만 약 일주일 만에 낙폭을 모두 반납했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ETH)은 전날 대비 6% 급락한 2977달러로 집계됐다. 엑스알피(XRP)와 솔라나(SOL)도 각 3%, 4%대 하락률을 보였다.
김민승 코빗리서치센터장은 “그린란드 관련 미-유럽 간 관세전쟁 심화·일본 국채금리 급등 등으로 인해 가상자산 시장은 여러 주요 국가 증시와 함께 하락했다”면서 “가상자산 시장은 최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앞에서는 위험자산과 동조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5000'고지를 앞둔 코스피도 등락을 거듭하다가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지수는 전날 대비 24.18포인트(0.49%) 상승한 4909.93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다. 장중 한때 4807.13까지 떨어졌다가 상승 전환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 4393억원, 3217억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 올렸다. 개인은 9963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5.08포인트(2.57%) 내린 951.29로 마감했다.
시장 불안을 촉발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 관세 발언이다. 트럼프는 자신이 추진하는 그린란드 병합 구상에 반대한 유럽 8개국에 대해 내달 1일부터 10%, 6월 1일부터는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유럽연합(EU)은 총 930억유로 규모의 대미 보복관세 패키지를 준비 중이며, 통상보복 조치(ACI) 발동도 검토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6.8원 내린 1471.3원에 마감했다.
간밤 '셀 아메리카' 경계심리가 커지며 뉴욕증시가 급락한 여파도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1.7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2.06%), 나스닥종합지수(-2.39%)가 2% 안팎으로 급락했다.
엔비디아(-4.38%), 애플(-3.46%), 마이크로소프트(MS)(-1.16%), 아마존닷컴(-3.40%), 알파벳(-2.42%), 메타(-2.60%), 테슬라(-4.17%) 등 빅테크 기업들이 크게 밀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럽이 미국 자산을 매각할 경우 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는 위험에 노출돼 있고, 트럼프가 예고한 2월 1일 관세 부과 전까지는 협상 여지도 남아 있어 '셀 아메리카'가 본격화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향후 트럼프의 다보스포럼 연설과 다음 주 중반부터 시작되는 M7 실적 시즌을 계기로 시장 분위기가 차례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