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무총리로서는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단독 방미에 나섰던 김민석 총리가 나흘간의 대미 아웃리치 일정을 마치고 26일(이하 한국시간) 귀국한다.
김 총리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 등 주요 인사들을 만나 쿠팡 논란 등 디지털·플랫폼 규제 전반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는 데 주력했다. 밴스 부통령은 양국 간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리는 지난 22일 출국해 나흘간 미국 워싱턴DC와 뉴욕을 잇따라 방문한 뒤 25일 귀국길에 올랐다. 방미 기간 미 행정부 및 의회 인사들과 잇따라 접촉하며 한미 현안에 대한 설명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일정은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의 방미 이후 이어진 고위급 외교 일정으로, 최근 한미 간 외교·통상 현안을 미국 측에 직접 설명하고 조율하기 위한 '대미 아웃리치'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김 총리는 특히 24일 백악관에서 밴스 부통령과 약 50분간 회담을 갖고 쿠팡 논란을 비롯해 디지털·플랫폼 규제 문제, 한미 경제 협력, 북미 관계 등을 폭넓게 논의했다. 김 총리는 “쿠팡과 관련해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은 없었다”며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따른 행정적 대응이었을 뿐, 특정 기업을 겨냥한 조치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또 당시 발언이 일부 왜곡돼 전달된 점을 바로잡기 위해 관련 발언 전문을 영문으로 정리해 현장에서 전달했다.
밴스 부통령은 “한국의 법적 시스템을 존중한다”면서도 “해당 사안이 양국 간 오해로 번지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양측은 쿠팡 논란이 한미 관계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긴밀히 소통하기로 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쿠팡 논란을 계기로 디지털·플랫폼 규제 전반에 대한 인식 차이도 간접적으로 논의됐다. 김 총리는 제도 전반에 대한 미국 측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주력했다.
다만 반도체 관세 등 개별 통상 현안은 이번 회담에서 별도로 논의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리는 “이번 회담은 특정 현안을 협상하기보다는, 전반적인 신뢰를 쌓고 소통 채널을 정비하는 데 의미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북미 관계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총리실에 따르면 밴스 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 개선 가능성을 언급하며 한국의 의견을 구했고, 김 총리는 특사 파견 가능성을 포함한 다양한 접근법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리는 밴스 부통령과 직통 연락망(핫라인)도 구축했다. 또 밴스 부통령의 방한을 공식 요청했으며, 국내 조선소 등 산업 현장을 직접 안내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한미 조선 협력과 핵추진 잠수함,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등 양국 정상 간 합의된 현안의 이행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김 총리는 “앞으로도 필요한 경우 직접 설명하고 설득하겠다”며 “한미 간 신뢰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협력이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