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맛보면 못 멈춰”…“마약”이라 불리며 미국인들 중독시킨 한국 반찬은

사진=챗GPT
사진=챗GPT

미국에서 한국 전통 반찬 '달걀장'이 이른바 '마약 에그(Mayak Eggs)'라는 이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레시피가 빠르게 확산되며, 최근에는 미국 가정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달걀장은 반숙 달걀을 간장과 설탕, 양파, 대파 등으로 만든 양념장에 담가 숙성시킨 반찬이다. 몇 년 전 뉴욕타임스(NYT) 등 해외 유력 매체가 레시피를 소개한 바 있지만, 한식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에서는 달걀장을 '마약 에그'로 부른다. '마약 김밥', '마약 떡볶이'처럼 '마약'이라는 표현을 한글 발음 그대로 'Mayak'으로 사용한 것이다. '한번 맛보면 빠져나오기 힘들 정도로 중독적'이라는 의미다. 미국의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Reddit)에는 “한국에서는 중독적인 음식을 표현할 때 '마약'이라는 단어를 붙인다. 실제 마약 성분은 없다”고 설명하는 글도 올라와 있다.

자극적인 명칭은 관심을 끄는 요소로 작용했지만, 국내에서는 최근 이 같은 표현 사용을 지양하는 분위기다. 마약 관련 표현이 일상적으로 소비될 경우 청소년과 시민의 마약 인식을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마약류 상품명 사용을 제한하는 조례 개정을 통해 명칭 변경을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달걀장이 미국에서 확산된 가장 큰 이유는 레시피의 단순함이다. 불을 사용하지 않고도 몇 가지 재료만 있으면 완성할 수 있어 진입 장벽이 낮다. 김밥이나 비빔밥, 잡채, 불고기처럼 손이 많이 가는 다른 한식 메뉴와 비교하면 훨씬 간편하다. 반숙 달걀을 양념장에 담가 냉장고에서 2~4시간만 숙성하면 완성된다.

미국식으로 변형된 새로운 먹는 방식도 인기를 키웠다. 현지에서는 달걀장 위에 마요네즈를 곁들이는 경우가 많다. 간장의 짠맛을 중화하면서 고소한 풍미를 더해 미국인 입맛에 맞게 현지화된 사례다. 한국처럼 밥과 함께 먹기도 하지만, 달걀장에 마요네즈만 올려 핑거푸드처럼 먹는 방식도 흔하다.

또 한국에서는 여러 반찬 중 하나로 먹는 경우가 많지만, 미국에서는 '한 그릇 요리'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다. 밥 위에 달걀장만 올려 한 끼 식사로 즐기거나, 밥 대신 다른 통곡물이나 당근 샐러드를 곁들이기도 한다. 김 가루를 뿌리거나 김에 싸 먹는 방식도 인기다.

간단하게 준비할 수 있는 점 덕분에 달걀장은 아침 메뉴로도 각광받고 있으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맛으로 도시락 메뉴로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특히 달걀장은 '간장'이 전면에 드러나는 요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간장은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발효식품이지만, 고추장에 비해 해외 인지도가 낮은 편이었다. 불고기에도 간장이 사용되지만 소스가 고기에 스며들어 존재감이 약했다. 반면 달걀장은 달걀이 간장 국물에 담긴 형태로, 간장이 요리의 주인공으로 시각적으로도 명확히 드러난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레딧의 'Korean Food' 게시판은 하루 종일 달걀장 이야기로 뜨거웠다. 김치나 불고기가 아닌, 한국 자취생들의 소울푸드인 달걀장이 주인공이었다.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숏폼 플랫폼에서도 밥 위에 반숙 달걀을 올리고 참기름을 두르는 영상이 잇따라 게시되고 있으며, '#MayakEggs' 해시태그는 수천만 회 이상 노출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달걀장이 주목받는 현상은 K-푸드 인기가 대표 메뉴를 넘어 다양한 반찬과 식재료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