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SDI가 미국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합작해 구축한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한 전환 작업에 착수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최근 미국 인디애나주에 위치한 삼성SDI·스텔란티스 합작사 스타플러스에너지 1공장 일부 라인을 ESS용 각형 LFP 생산 용도로 전환하기 위한 장비 구매주문(PO)을 냈다.
복수 국내 배터리 장비 회사가 수주를 받아 장비 공급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4분기 이 공장에서 ESS용 LFP 양산을 계획하는 만큼 향후 몇 달 내 장비 공급과 설치가 이뤄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생산라인을 전환하는 것인 만큼 설비 투자 규모가 신규 공장 구축과 비교해서는 크지 않다”며 “다만 전기차용 배터리와 ESS용 배터리는 요구되는 사양이 다른 만큼 생산라인 일부 개조가 필요하고 특히 배터리 기본 형태를 만드는 조립공정을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플러스에너지 1공장은 총 4개 라인 규모로 구성됐는데, 이 중 3개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해당 공장에서 ESS용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를 양산하기 시작한 데 이어, 올해 4분기 가동을 목표로 ESS용 LFP 라인 전환을 추진하는 것이다.

삼성SDI가 전환 투자에 나선 배경은 전기차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는 반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ESS 수요는 늘고 있기 때문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내 ESS 수요는 지난해 59GWh에서 오는 2030년 142GWh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경제성과 안전성에 강점이 있는 LFP와 각형 배터리 선호도가 높아진다. 삼성SDI는 현재까지 미국 내 각형 배터리 공급이 가능한 유일한 비중국계 제조사로 시장 공략에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시장 공략을 위해 전환 투자로 생산능력을 빠르게 확보하려는 이유다.
이미 이 공장에서 생산할 배터리를 공급할 고객사도 확보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12월 미국 에너지 전문기업에 2027년부터 3년간 ESS용 LFP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가 2조원을 웃도는 대형 공급 계약이다. 첫 LFP 배터리 수주다.
추가로 복수 고객사들과도 공급 협의를 진행 중이다. 테슬라와도 10GWh 규모 ESS용 배터리 공급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테슬라용 ESS용 배터리 생산도 스타플러스에너지 1공장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SDI는 올해 말까지 미국 내 ESS용 배터리 생산능력을 연간 30기가와트시(GWh)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