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자 10명 중 7명이 숨지는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인도에서 확산하고 있다. 백신도 치료제도 없기 때문에 인도 전역에 비상이 걸렸다.
27일 인도 NDTV에 따르면 전인도의학연구소(AIIMS) 빌라스푸르 원장 겸 국가기술자문단(NTG) 산하 실무그룹 의장인 나렌드라 쿠마르 아로라 박사는 최근 서벵골주에서 의료 종사자 5명에게서 니파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확인된 데 이어, 현재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100~200명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니파 바이러스는 박쥐의 배설물이나 타액에 오염된 과일을 통해 사람에게 전파되는 인수공통전염병이다. 감염된 사람과의 체액을 통한 밀접한 접촉으로 인해 전파되기도 한다.
아로라 박사는 전염성이 매우 강하고,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치명율이 40~75%에 이르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니파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4일에서 21일 사이다. 일반적으로 발열과 두통, 근육통, 피로감을 동반하는 증상을 보인다. 기침과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독감과 유사하기 때문에 구분하기가 어렵다.
가장 큰 문제는 초기 발병 후 나타나는 '뇌염' 증상이다. 니파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뇌에 염증이 생겨 혼란, 발작, 혼수상태 등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일부 환자는 뇌척수막염을 앓기도 한다. 사망하지 않더라도 지속적인 발작과 같은 장기적인 신경학적 후유증이 이어지기 때문에 전파를 막는 것이 최선이다.
아로라 박사는 니파 바이러스의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감염 환자에게 단일클론항체를 투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은 없다. 감염된 경우 즉시 단일클론항체를 투여해야 하는데, 이 항체는 공급량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항체를 확보하는 것은 우리의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니파 바이러스는 지난 1999년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의 돼지 사육 농가에서 처음 확인됐다. 당시 돼지와 밀접 접촉한 사람들 사이에서 뇌염과 호흡기 질환이 확산했는데, 이 질환이 인수공통 전염병 병원체인 니파 바이러스 때문으로 확인됐다. 이후 남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발병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인도에서는 2018년 처음으로 니파 바이러스 발생 사례가 보고됐다. 최근에는 서벵골주 의료종사자 5명 발병 이후 케랄라주 등에서 5명 감염자가 추가로 확인됐다. 아로라 박사는 “서벵골과 케랄라는 니파 바이러스의 풍토병 지역”이라고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박쥐에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대추야자의 수액이나 열매를 섭취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또한 섭취 시 주스를 끓이거나 과일을 깨끗이 씻거나 껍질을 벗기는 것으로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고 권고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