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는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격적인 대(對)한국 관세 인상 방침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먼저 국민의힘은 최근 김민석 국무총리의 방미 이후 발언을 문제 삼으며,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한 국회 비준이 이뤄지지 않은 책임을 정부·여당에 돌리고 공세를 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외통위 현안 질의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을 향해 “김민석 국무총리가 '관세 협상 후속 조치의 충실한 이행을 약속했다', '밴스 부통령과 핫라인 구축을 통해서 한미 간 소통이 강화됐다'고 홍보했다”며 “그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25%로 인상한다고 해 뒤통수를 맞았다”고 질타했다.
송 의원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자료를 보면 한국 입법부가 이것(대미투자특별법)을 왜 '승인(approve)하지 않았느냐'라는 단어가 있다”며 “이를 보면 '왜 국회 비준에 동의하지 않았느냐'라는 취지로 읽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알려지지 않은 다른 부분이 있다면 국회 비준 동의를 받으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기현 의원도 김 총리의 방미를 언급하며 공세에 가세했다.
김 의원은 “핫라인이라고 하셨는데 핫라인이 아니라 핫바지 라인”이라며 “국민 부담이 엄청 커지는데 왜 비준 동의안을 제출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태호 의원 역시 조 장관을 향해 “무역협상 타결 자화자찬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뒤통수를 맞았다”며 “이런 과정에 노출되기까지 정부가 도대체 무엇을 한 건지 말해보라”고 따졌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통적인 외교·통상 협상 방식을 감안할 때 정치권의 단합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트럼프의 특수성을 부인하시는 분들이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위원님들이 (법안에) 반대하시지는 않으셨지만, 지금도 비준을 얘기하고 계신다. 한국 외교, 경제 상황에 대한 기민성을 줄이는 방식으로 발목 잡는 것 같이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특히 지난해 11월 체결된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언급하며, 해당 MOU가 우리나라만의 사례가 아니고 이를 두고 비준 절차를 진행하는 국가도 없다는 점을 들어 비준 필요성에 선을 그었다.
같은 당 홍기원 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외교 관행에서 벗어난 조치를 하고 있는데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우리가 문제가 있는 것인 양 하는 건 굉장히 잘못”이라며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더 할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차분하게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