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인상'에 여야 충돌…한미 관세 합의 비준 공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산 제품 관세 인상 통보를 계기로 정치권이 한미 관세 합의를 둘러싸고 공방에 돌입했다. 범야권은 국회 비준을 배제한 채 추진된 합의의 구조적 취약성이 현실화했다고 비판했으나, 여당은 절차상 하자는 없다고 맞섰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7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사태는 이재명 정부가 그토록 성공이라 자화자찬해온 한미 관세 합의가 얼마나 불안정한 구조 위에 놓여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체결된 한미 관세 합의가 국회 비준 시한에 대한 명확한 합의 없이 추진되면서, 트럼프 대통령 판단에 따라 관세 인상이라는 보복이 가능해지는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송 원내대표는 “지난해 한미 관세 합의 당시 야당은 국회 비준 동의가 우선이라고 누차 강조했다”며 “비준 동의 이후 필요하다면 관련 법안을 발의·통과시키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었지만, 정부·여당은 국회 비준이 필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이번 사태의 책임은 국회 비준이 필요한 중대한 통상 합의를 체결하고도 비준 절차를 외면한 이재명 정부와 여당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말 민주당이 대미투자특별법을 발의한 이후 정부는 이 사안과 관련해 국회에 어떠한 요구나 요청도 하지 않았다면서 “이 같은 상황이 닥칠 것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채 손을 놓고 있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정부·여당과 신속히 만나 머리를 맞대고 협의할 것을 제안하며, 대미 통상 상황 파악을 위해 국회에서 긴급 현안 질의를 즉각 열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를 25%로 환원하며 “한국 국회가 협정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직접 언급한 점을 언급하며, 정부·여당이 해당 합의가 국회 비준이 필요한 조약인지, 비준이 필요 없는 양해각서(MOU)인지조차 명확히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정부는 국민과 야당에 성의 있게 설명해야 흔들림 없는 공동 대응이 가능하다” 강조했다.

반면 여당은 절차상 문제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여당 간사인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지를 통해 입법 지연과 관련해 미국으로부터 실무적 차원의 문제 제기를 받은 바 없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한미 합의의 내용은 법안 발의였고 통과 시점이 정해진 것은 아니었다”면서 “재경위에서도 정상적인 프로세스에 따라 논의가 이뤄지고 있으며, 현재 5개의 한미 투자 관련 법안이 발의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숙려 기간이 지나면 당연히 심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심의할 여력이 없다는 점도 전했다. 정 의원은 “12월에는 조세 심의, 1월에는 인사청문회 일정으로 개별 법안을 심의할 여력이 없었다”며 “향후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심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