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리랑카에서 야생 코끼리가 관광객이 탑승한 차량을 향해 돌진하는 긴박한 순간이 포착됐다. 코끼리는 차량을 세차게 밀치며 흔들었고 충격으로 바퀴 일부가 공중에 뜰 만큼 위협적이었다.
26일(현지시간) 더 선에 따르면 해당 사고는 스리랑카의 한 국립공원 인근 도로에서 발생했다. 체중 약 3톤에 이르는 야생 코끼리가 관광용 밴을 향해 접근한 뒤 차를 들어 올리듯 밀치며 공격을 가한 것이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코끼리는 코를 이용해 차량 출입문을 강제로 분리했고, 내부로 머리를 들이밀며 먹이를 찾는 행동을 보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고 직전 러시아 국적 관광객이 과일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차 안에는 두 가족이 함께 타고 있었으며 승객들은 극심한 공포 속에서 반대편 출입구로 몸을 피했다. 이후 주변을 지나던 다른 관광 차량들이 잇따라 경적을 울리며 접근하자 코끼리는 점차 뒤로 물러났고, 현장 인근에서는 경고용 총성이 울렸다는 증언도 나왔다.
당시 렌터카로 이용 중이던 소형 차량은 외관이 크게 훼손됐지만, 탑승객들은 문이 파손된 상태에서도 무사히 자리를 벗어날 수 있었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를 겪은 러시아인 관광객 릴리야 미하일롭스카야(43)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평범하게 영상을 촬영하던 순간이 순식간에 생사를 가르는 상황으로 바뀌었다”며 “아이들이 신발도 신지 못한 채 도로 위를 달려 대피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최근 남아시아 지역 전반에서는 야생 코끼리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인도 동부 자르칸드주 웨스트 싱그붐 일대에서는 한 수컷 코끼리가 마을 주변을 배회하며 최소 22명의 사망자를 낸 이후 아직 포획되지 않은 상태다.
현지 당국은 해당 개체가 공격성이 급격히 높아지는 '머스트(musth)' 시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상태는 최대 20일 이상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 정부는 산림청 인력과 경찰 등 100여 명을 투입해 추적 작전을 진행 중이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