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분기 및 연간 실적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메모리 수요가 급증,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메모리 가격이 지속 상승 추세라 향후 전망도 밝다. 올해 영업이익 100조원 돌파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32조8267억원, 영업이익 19조1696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회사 역대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중 최대다. 영업이익률도 58%로 역대 분기 중 가장 높다.
연간 매출도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해 매출은 97조1467억원, 영업이익은 47조2063억원을 올렸다. 기존 최고였던 2024년과 견줘 매출은 47%, 영업이익은 101% 증가했다.
SK하이닉스의 호실적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메모리 가격 상승이 주효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4분기 D램 가격은 전분기 대비 5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낸드플래시 역시 최대 38%까지 인상됐다. 사실상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본격 진입한 것이다.
AI 메모리로 불리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의 견고한 주도권 역시 실적을 견인했다. 메모리 업계는 6세대 HBM인 HBM4 공급을 준비 중이지만 여전히 시장 대세는 5세대인 HBM3E다. SK하이닉스는 HBM3E를 가장 많이 공급하는 회사다. HBM 최대 수요처이자 세계 1위 AI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에 집중 공급하며 시장 영향력을 견고히 하고 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미국에 AI 솔루션 회사 'AI 컴퍼니'(가칭) 설립을 추진한다고 공시했다.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메모리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HBM, D램, 낸드 공급은 아직 제한적이라 지속적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마이크론 등 메모리 제조사들이 HBM 공급에 집중하다 보니 범용 D램과 낸드 공급 확대는 한계가 있다. 이에 전방위적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메모리 제조사에는 호재다.
1분기에는 실적이 더 오를 것이란 게 중론이다. 지난 4분기보다 D램과 낸드 가격이 더 올라서다. 시장조사업계에서는 1분기 D램·낸드 가격이 60% 정도 인상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 메모리 제조사들이 계약을 체결한 공급가는 이를 상회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SK하이닉스 연간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올 하반기까지 메모리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각 분기 영업이익이 20조~30조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국내 증권가는 112조~128조원을 올해 SK하이닉스 영업이익으로 추산했다. 모건스탠리는 최대 148조원까지 내다봤다.
송현종 SK하이닉스 사장(Corporate Center)은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실적 성장을 창출하는 동시에, 미래 투자와 재무 안정성, 주주환원 간 최적의 균형을 유지해 나가겠다”며 “고객의 AI 성능 요구를 구현하는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 파트너로서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