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류가 종말에 얼마나 가까워졌는지를 상징하는 '운명의 날 시계'(Doomsday Clock)가 자정까지 85초 남았다. 불과 1년 사이에 4초가 흘러 종말에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원자력과학자회보(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 BAS)는 지난 23일 초기 시연으로 운명의 날 시계를 4초 앞당겨 자정까지 85초전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역대 가장 자정에 근접한 시점이다.
운명의 날 시계는 핵 과학자들이 인류에게 핵위협을 경고하기 위해 처음 발표한 지표로, 1947년 첫 시간은 자정 7분 전으로 설정됐다. 전쟁 위협과 외교, 기후변화, 생명 공학 등 파괴적인 요인과 기술을 고려해 조정한다.
BAS는 올해 발표에서 핵전쟁, 기후변화, 생명공학의 오용 가능성, 무분별하게 증가하는 인공지능(AI)의 위험성이 시계를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단체는 “어렵게 얻어낸 국제적 합의가 무너지고 있으며, 승자독식의 강대국 경쟁이 가속화되고 실존적 위험을 줄이는 데 필요한 국제 협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니엘 홀츠 BAS 위원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인도-파키스탄 분쟁 △미국과 이스라엘 공격 이후 이란의 핵무기 위협 확대 등을 예로 들며 “세계가 '우리 대 그들'이라는 제로섬 게임으로 분열된다면 우리 모두가 손해를 볼 가능성이 커진다”고 짚었다.
BAS는 최근 몇 년 간 급격한 세계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분단위였던 시간 조정을 초단위로 바꿨다. 단체는 각국 정상들이 협력해 실존적 위험에 대처한다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냉전 종식 당시에는 17분전까지 미뤄졌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