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에서 음력 설을 앞두고 울상을 짓고 있는 말 인형이 온라인 쇼핑몰과 SNS를 중심으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병오년, 이른바 '붉은 말의 해'를 맞아 등장한 이 인형은 의외의 탄생 배경과 독특한 표정으로 젊은 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27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이 말 인형은 중국 저장성 이우시에 위치한 봉제 인형 업체 '해피 시스터'가 인형을 생산하던 중 우연히 만들어졌다. 원래는 미소 짓는 얼굴로 제작될 예정이었으나 실수로 입 모양이 반대로 봉제되면서 처진 표정이 완성됐다.
한 소비자가 같은 인형 두 개를 구매했는데, 그중 하나의 얼굴이 정상과 다르게 만들어진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이를 사진으로 찍어 온라인에 올렸고 해당 게시물이 빠르게 확산되며 인형은 '우는 말'(crying horse)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장훠칭 해피 시스터 책임자는 “처음에는 단순 불량품으로 판단해 환불을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이 인형은 온라인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판매량이 급증하며 단기간에 재고가 동났다. 장훠칭은 “축 처진 얼굴이 요즘 중국 청년 직장인들의 심리를 대변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출근할 때의 모습은 우는 말이고 퇴근 후의 모습은 웃는 말”이라는 농담이 퍼지며 공감대가 형성됐다. 인형의 표정이 현대 직장인의 피로감과 감정 상태를 상징한다는 해석도 이어졌다.
주문이 급격히 늘어나자 공장은 생산 라인을 확대했고, 현재는 중국 내수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구매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누리꾼은 “작은 인형이 유난히 처량해 보이는데 일할 때의 내 얼굴과 너무 닮았다”며 “말의 해를 맞아 이 인형과 함께 힘든 기억은 털어내고 좋은 일만 남기고 싶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해당 제품은 높이 약 20센티미터로, 판매 가격은 25위안(약 5000원) 수준이다. 붉은색 몸체에 금빛 장식과 방울이 달려 있어 길운을 상징하는 디자인 요소도 갖췄다.
이우 지역에서 또 다른 매장을 운영 중인 상인 루전셴은 “감정적 공감을 중시하는 요즘 젊은 소비 성향에는 잘 맞는 상품”이라고 평가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