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배터리 기술 수장 한자리에…캐즘 해법 논한다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배터리 기업 최고기술책임자(CTO)들이 다음달 서울에서 열리는 기술 콘퍼런스에 나란히 참석한다. 양국 주요 배터리 기업 기술 수장이 한국 행사에서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처음이다. 각 사의 사업 전략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따른 배터리 산업 성장 해법을 논의할 전망이다.

1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과 일본 파나소닉에너지 등 4개 기업 CTO가 다음달 11일 개막하는 국내 최대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6' 연계 행사인 '더배터리컨퍼런스 2026'에 연사로 참여한다.

그동안 이들 회사의 사장이나 부사장이 전략 발표에 나선 사례는 있었다. 하지만 국내 배터리 3사 기술 수장과 원통형 배터리 글로벌 강자인 파나소닉 CTO까지 합류하는 것은 처음이다.

와타나베 쇼이치로 파나소닉에너지 부사장 겸 CTO는 국내 행사에서는 처음 공식 발표에 나선다. 그는 테슬라와의 장기 배터리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전기차 배터리 혁신을 이끌어온 핵심 인물이다. 파나소닉은 원통형 배터리 중심 전략을 고도화해 온 대표 기업으로, 이번 행사에서 한국 기업들과 다른 기술 경로, 사업 모델을 제시할 전망이다.

한국 배터리 3사도 중장기 기술, 투자 전략을 공개한다. 배터리 기술은 물론 전기차 이후 에너지저장장치(ESS), 로봇, 항공·도심항공교통(UAM), 산업용 장비 등 차세대 시장 대응 전략, 설비 투자와 증설 조정 기준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와타나베 쇼이치로 파나소닉 에너지 부사장 겸 CTO
와타나베 쇼이치로 파나소닉 에너지 부사장 겸 CTO

전기차 시장은 최근 성장률 둔화와 보조금 축소, 지역별 정책 불확실성 등이 겹치며 캐즘 구간에 들어섰다. 이에 따라 배터리 산업도 공격적 증설과 점유율 확대 중심이던 과거와 달리 수익성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전기차 캐즘 이후 배터리 기업 기술 수장은 단순 연구 책임자를 넘어 기술, 양산, 투자, 시장 전략을 동시 결정하는 핵심 의사결정자로 부상했다. 기술 선택이 곧 수익성과 설비 투자, 나아가 수주 경쟁력으로 직결되면서 CTO 판단이 기업 성과를 좌우하는 구조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기술이 곧 투자 결정이고, 기술 로드맵이 곧 회사 중장기 사업계획”이라며 “어떤 배터리를 개발하느냐에 따라 공장 증설 규모와 고객 수주, 수익 구조가 모두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더배터리컨퍼런스 2026에서는 리튬이온 배터리 음극 원리 연구로 잘 알려진 라시드 야자미 교수(KVI 창업자)와 인공지능(AI) 기반 배터리 설계 연구를 이끄는 석학 Y. 셜리 멍 시카고대 교수도 연사로 참여해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연구 방향을 소개한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