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취재 정리]](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2/03/news-p.v1.20260203.3a4f1d7e8e3a4a96a1082ffef86d6a5a_P1.png)
국가 핵심 지식재산(IP)의 해외 유출과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 출범에 발맞춰 'IP 수익화 전용 펀드'를 신설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산업은행은 최근 지식재산(IP) 전문가 그룹 등으로부터 국민성장펀드 내 IP 수익화 전용 펀드를 조성하는 정책 건의를 받고 내부 검토에 착수했다.
이번 건의는 국가 차원의 기술 주권 수호와 고부가가치 IP 생태계 조성을 위해 민간 전문가들이 자발적으로 안을 마련해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은 국민성장펀드 산하에 초기 3000억원에서 5000억원 규모 IP 수익화 전용 펀드를 신설하고, 정책금융의 산실인 산업은행이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 연간 300억원대에 불과한 모태펀드 IP 직접 투자 규모를 대폭 확대해 세계 시장에서 벌어지는 '기술 패권 전쟁'에 공세적으로 대응하려는 포석이다.
펀드 신설 제언 배경에는 심각한 국가 전략 기술 유출 실태와 국내 IP 생태계의 취약성이 자리 잡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적발된 첨단기술 해외 유출은 111건에 달하며 최근 5년간 확인된 기술 유출 시도에 따른 잠재적 피해액은 약 2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대학과 중소기업의 우수 특허가 적절한 활용처를 찾지 못한 채 해외 특허관리전문회사(NPE)에 헐값으로 매각돼, 오히려 국내 기업을 역공하는 '부메랑 특허'로 변모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는 국내 기업에 막대한 기술특허 사용료와 소송 비용을 전가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제안된 펀드는 반도체, 인공지능(AI), 배터리, 바이오, 방산 등 국가 전략적 가치가 높은 첨단 기술 분야의 특허를 선제적으로 매입해 기술 주권을 지키는 '방파제' 역할을 맡는다. 또한 '매각 후 재사용(Sale & License-back)' 방식을 도입해 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하면서도 기술은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전략을 담았다.
업계는 펀드가 안착할 경우 연간 약 7억달러(약 1조원)에 달하는 특허 부문 무역 적자를 해소하고, 대한민국이 단순 기술 보유국을 넘어 지식재산 순수 수출국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한 IP 전문가는 “IP 수익화 전용 펀드는 범부처 거버넌스 개편보다 신속히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 실무적 솔루션”이라며 “정부와 산업은행이 힘을 합쳐 국민의 지식재산을 국익으로 연결하는 대전환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