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흩어져 있던 스마트제조 기술기업이 자발적 연대를 통해 전국 단위 협의체를 출범시킨다. 개별 기업·공장 중심으로 추진돼 온 스마트제조를 지역 기반 산업 생태계로 확장하려는 첫 시도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역 스마트제조 기술기업은 이달 말 충북 청주에서 '스마트제조기술기업협의회' 출범식을 열고 활동을 시작한다. 협의회는 중부권·호남권·대경권·동남권·서울권·경기권 등 6개 권역별 지역 협의체가 모여 구성된 전국 단위 연합체다.
협의회의 주축은 그간 중소벤처기업부와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이 추진해온 스마트공장 보급사업에 참여한 스마트제조 기술기업이다. 정부 주도 사업을 통해 제조 현장에 디지털전환(DX)과 인공지능 전환(AX)을 실제로 구현해 온 기업이 중심이 돼, 정책 사업 이후를 대비한 민간 주도 연합체를 꾸린 셈이다. 협의회 회장은 김병섭 유플렉스소프트 대표가 맡을 예정이다.
국내 스마트제조 기술기업의 외형은 빠르게 성장해 왔다. 2025년 기준 한국의 AI·스마트제조에 특화된 기술기업은 2000여개에 달한다. 스마트공장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10여 년 전만 해도 관련 기업 수는 100여개 수준이었으나, 이후 매년 두 배 가까운 성장세를 이어오며 약 20배로 늘었다. 중소 제조업의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한 스마트공장 보급 정책이 제조 혁신과 동시에 스마트제조 산업 자체를 키우는 '일거양득'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협의회 출범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 기업의 자발적 연대라는 점이다. 그동안 스마트제조는 개별 기업 단위의 기술 도입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 협의회는 지역 단위에서 기업이 연결돼 기술과 데이터, 인력과 경험을 공유하는 구조를 지향한다. 스마트제조를 개별 솔루션이 아닌, 지역 산업 전반에서 작동하는 생태계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협의회에는 제조 데이터를 다루는 소프트웨어(SW) 기업뿐 아니라 로봇·자동화 장비·센서 등 현장을 구현하는 하드웨어(HW) 기업까지 폭넓게 참여한다. 협의회는 제조 AI와 데이터 기반 기술이 지역 단위로 확산하는 과정에서 기업 간 연결과 협력을 촉진하고, 정책 건의나 교류를 넘어 기술 연계와 사업 협업을 이끄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

안광현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장은 “고성능 AI 모델과 인프라가 보편화되는 상황에서 지역 기술기업에게도 퀀텀점프의 기회가 열리고 있다”며 “협의회가 지역 단위 연합을 통해 스마트제조 기술기업의 '상향 평준화'를 이끄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