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지연'에 관세 인상 현실화…여한구 “美, 관보 게시 부처간 협의중”

미국 측과 통상 현안 논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29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측과 통상 현안 논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29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미국 정부·의회 인사들을 잇따라 만나 대미 투자 이행 의지를 설명했지만, 미국은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 조치를 관보에 공식 게재하는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지연이 실제 관세 리스크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 본부장은 3일(미 동부시간) 귀국길에 기자들을 만나 “(관보 게재가) 미국 내에서 관계 부처 간 협의를 거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직은 미국 정부 내에서도 협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측은 우리의 시스템이 (자신들과) 다른 부분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측면이 있는데, 앞으로도 아웃리치(대미 접촉)를 계속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지연을 두고 직접적인 불만을 내비치면서 시작된 관세 인상 리스크를 공식 확인한 셈이다.

'쿠팡 사태'를 미국이 문제 삼는 것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서는 “미 정부·의회에서 디지털 이슈가 중요시되긴 하지만, 쿠팡은 디지털 통상 이슈와 분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SNS에 나온 내용처럼 투자 부분에서 입법이 다소 지연되는 점이 (관세 인상 압박의) 핵심이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이번 방미 기간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와 면담하고 미 의회 인사들과 잇따라 접촉하며 '대미 투자 이행 의지'와 '비관세 분야에서의 기존 합의 이행'을 집중 설명했다. 중단됐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재가동도 추진한다. 여 본부장은 “연기됐던 FTA 공동위원회 일정 조율 문제도 논의했다”며 “구체적인 날짜를 잡는 것도 앞으로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FTA 공동위원회는 한미 간 관세·비관세 현안을 포괄적으로 점검·조율하는 공식 협의 채널이다. 관세 인상 압박을 제도권 협의 틀 안으로 끌어들인다는 점에서, 향후 통상 갈등이 본격적인 정부 간 협상 국면으로 전환될 경우 주요한 완충 장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