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AI역량평가' 파격 도입...실무형 인재 채용 나선다

KDB산업은행 CI. [사진= 산업은행 제공]
KDB산업은행 CI. [사진= 산업은행 제공]

금융권 디지털 전환(DT)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한국산업은행이 신입행원 채용에서 타 시중은행과는 차별화한 '고강도 현장 검증'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온라인 시험 허점을 원천 차단하고 실무형 인재를 채용하겠다는 파격적인 승부수로 풀이된다.

4일 산업은행이 '현장 밀착형' 디지털 인재 채용 전략을 확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은행 채용의 가장 큰 특징은 '코딩 테스트(AI 역량평가)' 운영 방식이다.

통상 시중은행들은 IT·디지털 직군 채용 시 서류전형 합격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코딩테스트를 실시한다. 이는 대규모 인원을 빠르게 필터링하기 위한 용도다.

그러나 최근 생성형 AI 등장으로 온라인 시험의 변별력 논란이 제기되자, 산업은행은 아예 '1차 면접 기간 중 현장 평가'라는 정공법을 택했다.

산업은행은 5급 신입행원 1차 면접 대상자를 본점 등으로 소집해 PC 장비가 세팅된 고사장에서 직접 테스트를 치르게 한다는 방침이다. 대리 시험이나 AI 활용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고, 지원자 순수 실력을 검증하겠다는 의도다.

평가 내용도 단순 코딩을 넘어선다. 코딩 관련 지식과 실전 알고리즘 설계 능력뿐만 아니라 AI 관련 데이터 분석·처리·모델링 능력까지 포괄적으로 평가한다. 사용 언어도 파이썬, C++, C, 자바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한다. 실무 투입이 즉시 가능한 실무형 인재를 가려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산업은행은 전통적으로 금융권에서 필기시험 난도가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이른바 'A매치'라 불리는 금융공기업 채용 중에서도 전공 지식(경제·경영 등)을 논술형·서술형으로 묻는 등 깊이 있는 학술적 소양을 요구해왔다.

산업은행은 이러한 '고난도 검증' 기조를 디지털 직군에도 그대로 이식했다. 코딩만 잘하는 개발자가 아니라, 산업은행의 방대한 기업 금융 데이터를 이해하고 이를 AI 모델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금융 엔지니어' 수준의 인재를 원하는 셈이다.

산업은행은 이러한 엄격한 검증 과정을 통해 올 한 해 두 차례에 걸쳐 신입행원을 선발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는 3월 '2026년 하반기 5급 신입행원' 채용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어 9월에는 '2027년 상반기 5급 신입행원' 채용이 진행된다.

산업은행 측은 회차당 서류 지원자가 4500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9000여명의 취업 준비생이 지원할 전망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실무형 인재를 적극 채용해 전문성을 높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