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24년, 40대 남성이 호주 시드니의 한 쇼핑몰에서 흉기를 휘둘러 16명의 사상자를 낸 사고와 관련해 범인을 치료한 정신과 전문의가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5일(현지시간) 호주 뉴스닷컴에이유(news.com.au) · 영국 BBC 등에 따르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검시관은 837페이지 분량의 본다이 정션 칼부림 사건 보고서를 이날 공개했다.
본다이 정션 칼부림은 지난 2024년 4월 13일 시드니 동부 본다이 정션에서 발생한 호주 최악의 살인 사건 중 하나다. 40세 남성 조엘 카우치가 쇼핑몰에서 흉기를 휘둘러 단 3분 만에 16명의 인명 피해를 낳았다. 피해자 중 6명이 목숨을 잃었다. 범인은 현장에서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당초 보고서는 지난해 연말 발표될 계획이었으나, 본다이 비치 테러 사건으로 15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발생해 발표가 연기됐다.
사건을 맡은 테레사 오설리번 뉴사우스웨일스주 검시관은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카우치의 조현병(정신분열증)을 치료한 정신과 전문의 안드레아 보로스-라바크를 옴부즈만에 회부해 치료 과정을 면밀히 재검토하도록 요청했다.
범인 카우치는 10대 시절부터 조현병을 앓고 있었는데, 그를 치료한 보로스-라바크는 2018년부터 2019년 중반 사이 증상이 회복됐다며 약물을 점차 줄여 나갔다.
카우치의 어머니는 2019년 말부터 정신 건강 악화에 대해 7차례나 경고하고, 재발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지만, 의사가 이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카우치의 어머니는 “보로스-라바크 전문의는 더 적극적인 조처를 하지 않았고, 눈앞에 펼쳐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카우치에게 약물 복용을 재개하도록 적극적으로 권유하지 않은 것은 중대한 과실”이라고 주장했다.
보로스-라바크 전문의는 사건 이후 조사 과정에서 카우치의 범행에 대해 “정신병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여성에 대한 증오와 성적 좌절감에서 비롯된 행동”이라고 말했다.
오설리번 검시관은 치료 과정에는 문제가 없다고 봤지만, 이 발언을 문제 삼았다. 검시관은 “매우 이례적이고 충격적인 발언”이라며 “정신과 의사의 확증 편향과 카우치가 재발하지 않았다는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려는 욕구의 결과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오설리번 검시관은 “약물 치료 중단이 살인 사건의 주요 요인이 아니었다”는 점을 명확히 하면서, “이번 사례를 통해 정신 건강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점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