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신약 연구개발(R&D) 과제 선정에 사업성 평가 비중이 확대된다.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실용화 성과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전문가들은 바이오 벤처·스타트업에게 초기 단계부터 신약 시장 규모와 차별화 요소를 고려한 개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가신약개발재단은 올해 실시하는 신약개발사업에 조기 승인 가능성이 높은 과제와 글로벌 트렌드에 부합하는 과제를 집중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반영해 신규 과제 평가 기준에 보유 플랫폼 독창성, 물질 구성 플랫폼의 범용성·확장성, 연구 기간 단축·연구비 절감 가능성 등을 추가했고, 인공지능(AI) 활용 기업은 우대했다. 재단은 해당 기준을 반영해 지난달 말 1차 공고한 66개 과제 서류 평가를 마무리했다. 나머지 64개 과제는 오는 6월경 2차 공고에 들어간다.
국가신약개발사업 한 평가위원은 “지원 기업 입장에서는 개발하는 신약이 시장 수요가 얼마나 존재하고, 보유한 기술이 독창적이고 시장 경쟁력이 있는지를 추가로 기재해야 좋은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성 평가 비중 확대는 국가신약개발사업 2단계를 맞아 경쟁력을 갖춘 과제에 집중해 임상 진입과 글로벌 신약 허가 성과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정부는 산·학·연·병의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으로 의약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신약개발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2021년부터 2030년까지 10년간 총사업비 2조1758억원을 투입한다. 사업단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유럽의약품청(EMA) 허가 신약 4종, 글로벌 매출 1조원 이상 신약 1종 창출이라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사업단은 1단계 사업 기간 550여건의 과제를 지원하며 임상시험계획(IND) 승인·기술이전·희귀의약품 지정 131건 성과를 냈지만, 임무 달성까지 진행 속도가 다소 더디다고 판단했다. 사업단 전체 협약 과제 중 유효물질·선도물질 등 발굴 단계가 68%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사업단은 임상 1·2상 과제 지원 금액을 증액했고, 평가 기준을 보강했다. 초기기업 입장에선 사업화까지 고려한 성장 목표 설정이 중요해졌다.
한 벤처캐피털(VC) 관계자는 “바이오 스타트업인 경우 개발 기술의 독자성에 집중하다 보니 시장 상황 파악이 부족한 경우가 흔하다”면서 “기술사업화라는 정부 기조가 명확한 만큼 글로벌 시장 흐름 속에서 보유 기술의 사업 전략을 강조할 수 있어야 과제 승인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