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단체들이 최근 당정이 추진 중인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방침에 대해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사지로 내모는 정책”이라며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소비자 편익과 규제 완화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결과적으로는 790만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조치라는 주장이다.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상인연합회,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6일 공동 성명을 내고 “유통산업발전법의 핵심인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 제도는 거대 자본의 무분별한 확장으로부터 골목상권을 지켜온 최소한의 안전망”이라며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은 이 같은 법의 취지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이미 온라인 플랫폼의 급성장으로 소상공인들은 벼랑 끝에 몰려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자본력과 물류망을 독점한 대기업에 새벽배송까지 허용하는 것은 경쟁이 아닌 무차별 학살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정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극단으로 밀어붙이는 불공정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소비자 편익 논리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단체들은 “진정한 소비자 편익은 다양한 유통 주체가 공존하는 건강한 생태계에서 나온다”며 “대형마트가 새벽 시간대까지 유통을 장악할 경우, 장기적으로는 대기업 독과점 심화로 소비자의 선택권과 가격 결정권이 오히려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12년 도입된 유통산업발전법에 대해서는 “대형마트와 SSM의 무분별한 출점으로 고사 위기에 놓였던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지켜온 최후의 보루”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 법은 대기업과 소상공인의 공존을 위한 경제민주화의 상징”이라며, 2018년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 역시 공익적 가치를 인정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일부 언론에서 제기된 '쿠팡 견제를 위한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논리에 대해서는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다 태우는 격”이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온라인 플랫폼의 새벽배송은 수년간 수조원의 적자를 감수하며 형성된 하나의 생태계”라며 “여기에 대형 유통기업까지 뛰어드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안으로는 동네 슈퍼마켓과 전통시장에 대한 지원·육성을 제시했다. 단체들은 “전통 유통 채널을 강화하는 것이야말로 온라인 플랫폼 새벽배송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며 정책 전환을 요구했다. 더 나아가 공휴일 의무휴업제의 재법제화와 대형 식자재마트의 규제 포함, 대형 유통업체의 상생협력 의무 강화도 촉구했다.
소상공인 단체들은 “골목상권이 무너지면 지역 경제의 모세혈관이 막히고, 이는 대한민국 경제의 기초가 흔들리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당정은 소상공인의 절박한 외침을 외면하지 말고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방침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들은 당정이 방침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헌법소원을 청구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서는 한편, 관련 정책에 찬성한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전국 단위의 강력한 반대 행동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