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민 변호사의 IT경영법무]〈21〉피지컬 AI 시대의 노사갈등

김형민 “법률사무소 민하” 대표변호사
김형민 “법률사무소 민하” 대표변호사

최근 현대차가 'CES 2026'에서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공장 투입을 앞두고 회사와 노조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아틀라스는 CES 공식 파트너인 글로벌 IT 전문 매체 씨넷(CNET)이 선정하는 'Best Robot(최고 로봇)' 상을 수상했고, 현대차의 주가는 자동차가 아닌 로봇을 통해 사상 처음으로 40만원을 돌파했다.

현대차는 아틀라스를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투입할 예정이며, 실제 작업 투입을 위한 실증 작업(POC, Proof Of Concept)이 작년 말부터 진행되고 있다.

현대차는 아틀라스를 2028년부터 부품 분류 작업에 투입하고, 2030년부터는 부품 조립 작업에 투입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를 위한 준비 절차가 시작된 것이다.

이에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는 “노사 합의 없이는 단 1대의 로봇도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 “일방통행시 판을 엎을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러한 노사 갈등에 대해 이례적으로 이재명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생산 로봇을 현장에 못 들어오게 하겠다고 어느 노동조합이 선언한 것 같다”, “밀려오는 거대한 수레를 피할 수 없다, 피할 수 없으면 결국 그 사회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최초의 피지컬 AI를 둘러싼 노사 갈등은, 19세기 산업혁명 당시 직조기계의 도입으로 일자리를 잃거나 임금이 줄어든 직조공들이 이에 저항하며 기계를 파괴한 '러다이트 운동'(기계파괴 운동, Luddite Movement)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듯 러다이트 운동은 기계화의 물결을 바꾸지 못했고, 노조도 피지컬 AI라는 메가트렌드를 바꿀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피지컬 AI 반대'라는 거대한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논의가 아니라 임금, 노동시간, 고용보장, 안전 등 피지컬 AI와 공존할 수 있는 논의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논의를 노조만의 문제가 아닌 인간의 문제로 바라보는 관점이 필요하다. 피지컬 AI를 통해 기업이 이익을 창출하는 방법은 어떤 미사여구를 붙인다고 해도 결국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는데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사건을 개별 기업과 노조의 문제로만 바라보기 보다는 피지컬 AI 시대가 가진 본질적 문제로 바라보고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필자가 지난 달 칼럼에서 주장했던 휴머노이드 로봇이 만들어 내는 경제적 가치에 대한 세금 즉 '로봇세'를 물리기 위한 '전자 법인(electronic legal person)'의 설립이나,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분야의 종사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보편적 기본소득(UBI, Universal basic income) 관련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이다.

최근 피지컬 AI 분야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며 관련 협회나 단체들이 설립되고 있다. 그러나 늘 그렇듯 법제 분야는 후순위로 밀려나고 있다.

법과 제도의 정비 없이 AI 산업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이해관계자들은 도전과 혁신을 주저할 수밖에 없다.

AI 산업도 법과 제도라는 울타리 안에서 성장하고 성숙할 수 있다. 지금이라도 피지컬 AI 산업 육성을 위한 관련 법제를 구축하여 국가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

피지컬 AI 시대에는 급변하는 사회 변화에 따른 갈등과 위험에 대한 사후적 대응보다 선제적 관리가 원칙이 되어야 한다.

김형민 법률사무소 민하 대표변호사 minha-khm@naver.com

저자소개 : 김형민 법률사무소 민하 대표변호사는 인공지능(AI)·지식재산(IP)·리스크관리(RM)·경영권 및 동업 분쟁 전문 변호사이다.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자문변호사, 법제처·한국법제연구원 자문위원, SBS 자문위원, 연합뉴스 자문위원, MBN 자문위원, 교육부·전자신문 IT교육지원캠페인 자문위원,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인력양성사업 자문위원, 중소기업진흥공단 중소기업인식개선사업 자문위원, 경상북도청 지식재산전략 자문위원, 안동시청 지식재산관리 자문위원, 경상북도문화콘텐츠진흥원 해외투자 및 저작권사업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정하정 기자 nse03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