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캐나다를 잇는 새로운 교량의 개통을 막겠다고 위협해 파장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캐나다에 제공한 모든 것을 보상받고, 캐나다가 미국을 공정과 존중으로 대할 때까지 '고디 하우 국제대교'의 개통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캐나다 출신의 전설적인 아이스하키 선수 이름을 따 명명된 고디 하우 국제대교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와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를 잇는 대교로, 양국 무역의 핵심 통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지난 2018년부터 건설을 시작해 약 47억 달러(약 6조 8700억원)가 투입된 이 대교는 올 하반기 개통 예정이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캐나다와 미시간주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민간 협력 계약에 따라 미시간주도 다리의 일부 소유권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대교 건설 비용 대부분을 캐나다가 부담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상 미국산 자재 투입이 없었다”고 문제 삼으며 자산의 최소 절반을 소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어리석게” 미국산을 구매하도록 하는 법에서 캐나다를 예외로 허용해줬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기 정부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대교 건설 사업을 지지한 바 있으나, 이번 발표에서 이같은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당시 그는 성명에서 “양국 간 중요한 경제적 연결고리가 될 고디 하우 국제대교의 신속한 완공을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에 공격적인 입장을 취한 이유는 중국과의 관계 때문으로 보인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중국과 특정 관세 인하 합의를 이끌어내는 등 관계 개선에 나서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캐나다를 산채로 먹어버릴 것”이라고 조롱했다.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가장 먼저 할 일은 캐나다에서 열리는 모든 아이스하키 경기를 중단시키고 스탠리컵을 영구적으로 없애는 것”이라는 등 중국과 캐나다 관계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이어갔다.
캐나다 최대 경제 로비 단체인 캐나다 상공회의소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 대해 “실제로 실행되든 단순히 불확실성을 고조시키기 위한 위협이든 간에, 다리를 봉쇄하거나 바리케이드를 치는 것은 자멸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다리 개통을 막을 권한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NYT는 “다리 건설 비용은 캐나다가 부담했다”며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하게 된다면 '인명이나 국가 이익에 대한 구체적인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입국항을 일시적으로 폐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