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이 운영하던 섬에 방문한 사실을 인정한 가운데, 관련 질문을 받은 백악관 대변인이 기자들을 질책하고 회견을 끝냈다.
10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최근 성과에 대해 발표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러트닉 상무장관을 계속 지지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레빗 대변인은 “러트닉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매우 중요한 구성원이며 대통령은 장관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일축했다.
이어 “이번 주 뉴스에는 많은 승리 소식이 있는데, 여기 계신 분들이 계속해서 같은 주제(엡스타인)만 질문하시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묻지 않으셨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고 기자들을 질책했다.
그는 △다우존스 지수 사상 첫 5만선 돌파 △미국 성형외과학회의 미성년자 성전환 수술 반대 △연방 항소법원의 불법 이민자 구금 정책 지지 판결 △전국 평균 임대료 4년만에 최저치 등 발표를 되풀이하더니 대통령 주요 일정이 있다며 기자회견을 끝냈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부대변인은 폭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이 주류 언론에 대한 신뢰도가 역대 최저 수준인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들은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국민에게 진실을 알리는 데 결코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레빗 대변인은 엡스타인과 관련된 질문을 다수 받았다. 엡스타인이 소유한 카리브해 섬에서는 미성년자 성 착취 등 각종 불법 행위가 자행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날 러트닉 장관이 이 섬에 방문한 사실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앞서 러트닉 장관은 2005년 엡스타인이 여성과의 성적 접촉에 대해 말한 뒤 혐오감을 느끼고 다시는 만난 적 없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공개된 법무부 문건에서는 러트닉 장관의 이름이 250여 차례 등장했다. 의혹이 계속되자 러트닉 장관은 3번의 만남이 더 있었다고 인정했으며, 결국 청문회에서 섬에 방문한 사실까지 인정했다.
다만 러트닉 장관은 지난 2012년 섬을 방문한 것은 맞지만 가족과 함께 방문해 식사를 한 뒤 한 시간만에 섬을 나왔다며 “나는 그 사람과 아무런 관계도 없다. 거의 아무런 교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