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학 중인데 새 학기에 쓸 에듀테크가 뭔지 어떻게 파악해서 심의를 하나요. 이럴 거면 굳이 써야 하나 불만이 많아요.” (경기 초등학교 교사)
“소프트웨어(SW) 운영 기준 안내 이후 개인정보보호와 상관없는 에듀테크도 서류를 올려달라는 문의가 수백 건이 왔어요. 교사는 에듀테크 사용에 대한 압박을 느끼고, 기업은 일일이 대응하느라 정신이 없죠.” (에듀테크 기업 대표)
3월 개학을 앞두고 학교 현장과 기업에서 '학습지원 SW 선정 기준'을 둘러싼 불만이 커지고 있다. 교사가 교육용 에듀테크 서비스를 도입하려면 복잡한 서류 확인과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 심의를 거쳐야 해 교육 혁신과 규제 사이의 충돌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기업 관계자는 “학습지원 SW 선정 기준을 마련하며 기간이 촉박했던 점이 가장 어려웠고, 교육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등에서도 요구하는 서류가 많았다”며 “2주라는 짧은 기간 탓에 등록하지 못한 기업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공급자와 사용자에게 서류 업무만 더해준 셈”이라고 덧붙였다.
학습지원 SW 선정 기준은 해외 에듀테크 기업도 적용된다. 지난달 열린 간담회에서 황지혜 교육부 인공지능융합인재양성과장은 “해외기업도 동일한 기준으로 적용된다”면서 “국내 판매자나 대리인 없이도 에듀집에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외 에듀테크는 에듀집에 별도의 등록 페이지가 없고, 등록 서류도 갖춰지지 않아 애를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에듀테크 기업 관계자는 “해외기업의 경우 서류가 없었고, 직접 등록하려면 필요한 시스템의 영문 버전이 있어야 하는데 이 역시 마련되지 않았다”면서 “해외 기업들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에듀플러스]“AI 교육 늘린다더니”…에듀테크 쓰려면 학운위 통과? 학교·기업 '반발'](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2/12/news-p.v1.20260212.94ae60c268a541889bcdab257a281d4c_P1.png)
한 국내 에듀테크 기업 대표는 “학운위가 교육부 설명처럼 3월 전에 끝나는 구조가 아니다. 3월 중 꾸려져서 4월에 심의를 통과하면 5월 정도에 에듀테크가 도입되는 상황이 된다”며 “지금 정부에서 인공지능(AI) 디지털 선도학교, AI 중점 학교를 대폭 늘리며 AI 교육을 하겠다고 하는 정책 방향과 완전히 반대로 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현장 교사들은 행정업무 과중을 토로한다. 복잡한 신청 과정뿐 아니라, 에듀테크 사용 자체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 기존에 에듀테크를 활발히 사용해왔다던 한 고교 교사는 “학운위가 3~4월이 다 돼야 마무리가 되는데 그렇게 되면 사실상 상반기는 에듀테크를 거의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며 “올해 신설되는 학교의 경우, 학운위가 꾸려지지 않아 에듀테크 사용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초등학교 교사는 “교과서와 달리 에듀테크는 종류가 너무 많아 교사가 일일이 확인해 심의하기란 너무 행정 부담이 크다”며 “교과서처럼 미리 안내하고 준비할 시간을 줬어야 하는데 교사들 사이에서는 '굳이 이렇게까지 하면서 써야 하나'라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전했다.
기업과 교사들은 대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고교 교사는 “이미 시행한 정책을 유예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학교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에듀테크를 먼저 사용하고 이후에 소급 적용하는 방안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내 에듀테크 기업 대표는 “에듀집에 올린 기업의 제품을 교육 당국과 공신력 있는 기관이 검증하고, 학교는 별도 심의 없이 에듀집에 올라온 에듀테크를 안심하고 쓰도록 하는 방안이 더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