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이 사상 처음으로 우리 수출 비중의 40%를 돌파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고사양 기기 수요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12일 산업통상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1월 ICT 수출입 동향을 보면, 지난달 ICT 수출은 290억5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78.5% 급증했다. 1월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자, 월간 증가율로도 사상 최대치다. 전체 수출(658억5000만달러) 가운데 ICT 비중은 44.1%에 달했다.
수출의 '무게중심'이 ICT로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수치다. 자동차·석유화학·철강 등 기존 주력 제조업이 이끌던 수출 구조가 ICT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실적을 끌어 올렸다. 메모리 반도체 고정가격 상승과 HBM·DDR5 등 고부가 제품 수요 확대가 겹치며 두 배 이상 늘었다.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SSD 수요가 컴퓨터·주변기기 수출을 밀어 올렸고,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하 회복은 휴대폰 수출 반등으로 이어졌다. 모바일 신제품에 OLED 공급이 본격화되면서 디스플레이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역별로는 미국과 중국(홍콩 포함), 대만, 베트남 등 주요 시장이 고르게 확대됐다. 특히 미국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AI 인프라 투자 확대의 수혜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생산·조립 거점이 몰린 베트남으로의 부품 수출도 늘며 글로벌 ICT 공급망 회복 흐름이 확인됐다.
수입도 20% 늘었지만, ICT 무역수지는 149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체 무역수지 개선을 뒷받침했다.
다만 수출 호조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은 과제로 남는다. AI 투자 사이클이 둔화하면 변동성도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산업부는 수출 주력 품목을 반도체·자동차 중심에서 K-푸드, 뷰티, 바이오 등 소비재 및 신산업 분야로 확대하고 미국과 중국 중심의 수출 시장도 아세안이나 중남미, 중동 등으로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