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집트가 K-뷰티와 의료기기의 신흥 수출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인구 1억1000만명의 거대 내수와 평균연령 26세의 젊은 소비층, 중동·북아프리카(MENA)를 잇는 지정학적 입지가 맞물리며 '글로벌 사우스 거점'으로서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되는 모습이다.
산업통상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11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한-이집트 비즈니스 상담회'를 열고 국내 소비재 기업의 현지 진출을 지원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 11월 한-이집트 정상회담, 올해 1월 양국 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추진 등으로 조성된 협력 분위기를 기업 간 비즈니스로 연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상담회에는 화장품·전기전자·의료기기 등 소비재 분야 국내 기업 16개사와 이집트 바이어 68개사가 참여했다. 총 160건의 1대 1 B2B 상담이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계약·양해각서(MOU) 6건이 체결됐다.
특히 화장품 분야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우리 화장품의 대(對)이집트 직수출은 2022년 7만7000달러에서 2024년 41만1000달러로 늘었고, 2025년에는 108만6000달러까지 확대됐다. 절대 규모는 아직 크지 않지만, 3년 새 약 10배, 전년 대비로는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번 상담회에도 화장품 기업 12개사가 참여해 현지 유통사들과 접촉했다.
이집트 화장품 전문 유통사 '월트 비 에이(Walt B A)'의 아브라함 사미 대표는 “한국 화장품은 혁신적인 스킨케어 이미지로 이집트 시장에서도 성장 잠재력이 크다”며 “K-뷰티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빠르게 확산되는 만큼 구매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기기 역시 유망 분야로 꼽힌다. SNS와 한류 확산에 힘입어 이집트 내 피부·미용 클리닉 수요가 늘어나면서, '한국 기술 기반' 치료를 내세운 현지 의료기관도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기업의 레이저·고주파 치료기기는 합리적인 가격 대비 기능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며, 중소형 클리닉을 중심으로 도입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강경성 KOTRA 사장은 “정상외교 성과를 민간 기업의 실질 협력으로 잇는 후속 사업이 중요하다”며 “이집트는 중동·북아프리카 진출의 전략적 거점이자 글로벌 사우스 핵심 시장인 만큼, 이번 상담회 성과가 우리 기업의 신흥시장 개척과 수출시장 다변화로 이어지도록 후속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