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교육위원회가 인공지능(AI) 교육을 정규 교육과정 체계 안에서 재설계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AI 디지털교과서 정책이 조정 국면에 들어선 이후, 정책 무게중심이 교재 보급에서 교육과정 구조 개편으로 이동하는 흐름이다.
18일 국교위에 따르면 위원회는 나라장터에 '인공지능(AI) 시대 도래에 따른 교육과정 구성 방향 탐색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11월 교육부가 발표한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 인재양성 방안'의 정책 기조와 맞물려 추진되는 것이다. 당시 교육부는 초중등 AI 기본교육 확대와 AI 중점학교 운영 계획을 제시했다. AI 활용 역량 강화와 AI 중점학교 운영 등이 주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과업지시서에는 △AI에 따른 시대 변화 및 교육 발전 방향 탐색 △국내·외 AI 관련 교육 동향 및 교육과정 주요 내용 분석 △AI교육의 개념 및 영역 도출 △학교급 및 유형(수준)별 AI 관련 교육과정 구성 방향 탐색 △AI 교육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제언 등이 포함됐다.
이는 단순히 AI 교육을 확대하는 수준을 넘어 교육과정 틀 자체를 재구성하는 설계 작업에 가깝다. 이런 점에서 이번 연구는 AI 디지털교과서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확산' 전략과는 결이 다르다.
기존 정책이 AI를 수업에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연구는 AI를 교육과정 체계 안에서 단계적으로 구조화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AI를 기술 도구가 아닌, 학생들이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활용해야 할 학습 내용으로 재정의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교육계에서도 이번 연구가 AI 교육을 '정책 사업'이 아닌 '교육체계'로 전환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교과서 논란 이후 정책이 후퇴했다기보다 제도 차원의 장기 설계로 이동하는 과정이라는 분석이다.
도재우 공주교대 교수는 “그동안 교실에서는 AI를 활용한 창작 활동이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AI가 무엇인지, 어떻게 작동하고 어떻게 통제할 수 있는지까지 다루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그런 전환을 준비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는 올해 상반기 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연구 결과는 향후 교육과정 논의 과정에서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국교위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향후 교육과정 논의 시 참고할 수 있는 방향성과 영역을 정리하는 기초 작업”이라며 “AI교육이 무엇인지, 어떤 영역을 포함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AI 교육 과정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