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증상, 혈액 검사로 20년 전부터 포착”… 조기 진단 가능성 주목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 수십 년 전부터 발병 가능성을 포착할 수 있는 혈액 기반 검사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조기 발견 시대가 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 수십 년 전부터 발병 가능성을 포착할 수 있는 혈액 기반 검사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조기 발견 시대가 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 수십 년 전부터 발병 가능성을 포착할 수 있는 혈액 기반 검사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조기 발견 시대가 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매년 7만5000명 이상이 치매로 숨지고, 환자 수는 약 100만명에 달한다. 치매는 암이나 심혈관 질환보다 높은 사망률을 기록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하지만 초기에는 건망증이나 혼란 등 증상을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아 진단이 늦어지는 문제가 있다. 실제로 환자 4명 중 1명은 증상 발현 후 2년 이상 지나서야 병원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알츠하이머 진단은 기억력과 인지 기능 평가, MRI·PET 촬영을 통해 뇌 속 아밀로이드 플라크 등 단백질 침착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 수십 년 전부터 발병 가능성을 포착할 수 있는 혈액 기반 검사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조기 발견 시대가 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 수십 년 전부터 발병 가능성을 포착할 수 있는 혈액 기반 검사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조기 발견 시대가 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그러나 새롭게 개발 중인 혈액 검사는 더 간편하고, 훨씬 이른 시점에서 질병을 감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연구팀은 초기 알츠하이머에서 염증과 세포 손상을 유발하는 독성 단백질(ACU193+)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학술지 알츠하이머 앤 디멘시아(Alzheimer's & Dementia)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이 단백질은 증상이 나타나기 약 20년 전부터 혈액에서 검출될 수 있다.

연구 책임자인 리처드 실버먼 교수는 “증상이 나타날 때는 이미 상당한 신경 손상이 진행된 상태”라며 “조기 발견과 질병 진행 억제용 약물 개발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 다른 혈액 검사인 '루미펄스 검사'는 pTau217 단백질을 측정한다. 이 단백질은 뇌 속 타우 응집과 아밀로이드 플라크 등 알츠하이머의 대표적 병리 변화를 반영한다.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 병원에서는 약 1000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시행했으며, 연구진은 이 검사가 10억 분의 1 수준의 극미량 단백질도 감지할 정도로 민감하다고 밝혔다.

치료제 개발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기존 콜린에스터레이스 억제제는 증상 완화에는 도움을 주지만 완치는 어렵다. 최근 개발된 레카네맙, 도나네맙 등은 초기 단계에서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효과를 보였지만 비용 대비 효용과 부작용 우려 때문에 일부 국가에서는 공공 의료체계 도입이 보류 중이다.

한편 노스웨스턴대 연구진은 운동신경세포 질환 치료제로 개발된 신약 'NU-9'이 동물실험에서 독성 단백질 작용을 억제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약물이 알츠하이머 예방이나 발병 지연에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리처드 오클리 연구·혁신 부국장은 이러한 혈액 검사가 일상 의료 현장에 도입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 검사들은 알츠하이머 진단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며 “현재 정확한 진단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영국 치매 환자 3명 중 1명은 진단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치료제 등장 상황에서 조기·정확한 진단은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