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 늘봄이 3학년까지 늘어난다고 해서 잘됐다고 생각했는데 그림의 떡이었어요. 과밀학교라 방과후 수업을 신청해도 선정되는 일이 쉽지 않으니 사실상 혜택은 못 보는 거죠.” (경기도 향동 지역 초등생 학부모)
올해부터 '늘봄학교'가 명칭을 바꾸고 지원 대상을 초등학교 1·2학년에서 3학년까지 확대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돌봄 공백 해소라는 정책 취지와 달리 인력·공간 부족 등 구조적 한계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교육부는 지난 3일 '2026년 온동네 초등돌봄·교육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2026년부터는 기존 초등 1·2학년에 집중 지원했던 늘봄학교를 초등 3학년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초등 1·2학년은 기존 방식으로 지원하고 초등 3학년은 연 50만원의 바우처 방식을 통해 방과후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
바우처는 당분간 학교 내 방과후프로그램으로 제한한다. 다만 일부 여건이 갖춰진 교육청은 공공·비영리기관 등이 학교와 연계해 운영하는 프로그램까지 사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과밀학교와 과밀학급은 여전히 늘봄 프로그램 참여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한 맞벌이 초등생 학부모는 “학교에 교실이 없어서 방과후를 만들 수 없다고 하고, 방과후를 지원해도 떨어지기 일쑤인데 바우처를 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적어도 4시까지는 학교 안에서 아이를 돌봐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토로했다.
한 돌봄교실 교사는 “공간·인력 등 운영 체계는 보완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상 학생만 확대하는 것이 별다른 실효성이 없다”며 “과밀 학급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프로그램도 질적 상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에듀플러스]“늘봄 3학년 확대에도…과밀학교선 '그림의 떡'”](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2/20/news-p.v1.20260220.6c1898ecad724eb2b1d5dc7b6b54e742_P1.png)
바뀐 명칭이 혼동을 준다는 지적도 있다. 늘봄학교는 그동안 초등 1~2학년 대상 무상 맞춤형 프로그램, 선택형 교육프로그램(방과후학교), 선택형 돌봄(돌봄교실)을 통칭하는 용어로 사용됐다. 방과후, 돌봄 등의 용어가 지난 2년간 늘봄학교로 불리다 다시 초등돌봄·교육으로 바뀌면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경기도 향동 지역 초등생 학부모는 “주변에서는 돌봄과 늘봄, 방과후를 여전히 헷갈리는 학부모도 많다”며 “어차피 프로그램의 목적이나 역할이 변하는 것이 아닌데 왜 자꾸 명칭을 바꾸는지 모르겠다. 이런 정책은 하나의 명칭으로 통일해 쭉 지속성을 갖는 것이 참여도를 높이는 방법이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정부의 온동네 초등돌봄이 충분히 홍보되지 않아 학부모들은 자녀가 정책 대상이 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다. 수원시 초등생 학부모는 “초등 3학년까지 늘봄을 확대해 방과후 바우처를 지급한다는 것도 전혀 몰랐던 사실”이라며 “초 1~2학년 때 늘봄교실 부족으로 참여를 못 하게 되면서 아예 관심이 사라진 학부모도 많다. 몇 번 떨어지고 나면 아예 학원으로 스케줄을 고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장승혁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대변인은 “온동네 돌봄으로 명칭은 바뀌었는데 약간의 내용 면에서 변동이 있을 뿐 정책은 비슷하게 승계됐다”고 짚었다.
이어 장 대변인은 “50만 원 지원으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작 방과후 프로그램 개설 과정이 수요를 충분히 따라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학교 단위에서 충분히 수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바우처만 지급하면 오히려 불필요한 사교육으로 예산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