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 정부군이 멕시코 최대 마약왕으로 불리는 마약 카르텔 두목을 사살하면서 갱단의 유혈 보복이 전국으로 확산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AP 통신 등에 따르면 멕시코군은 이날 멕시코에서 가장 강력한 마약 카르텔로 불리는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이하 'CJNG')의 두목인 네메시오 루벤 오세게라 세르반테스(일명 '엘 멘초')를 사살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엘 멘초는 군 당국이 할리스코주 타팔파에서 진행한 군사 작전에서 부상했고, 멕시코시티로 이송 중 사망했다.
이번 작전에서 멕시코군은 카르텔 조직원 4명을 현장에서 사살했으며, 엘 멘초를 포함한 3명은 부상 후 숨졌다. 2명은 체포됐고 장갑차, 로켓 발사기, 기타 무기 등이 압수됐다. 작전 중 군인 약 7명이 사망하고, 수감자 폭동에 의해 교도관과 검찰청 소속 요원이 각각 1명씩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 멘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력으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펼치는 대규모 마약 카르텔 소탕 작전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미국은 엘 멘초에 대한 현상금으로 1500만 달러(약 217억원)를 걸었으나, 산속에 은신해 있었기 때문에 행방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전직 경찰관인 엘 멘초는 정교한 준군사 전술 아래 수백 명의 훈련된 무장대원을 동원한 작전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이끄는 갱단은 지난 2020년에 멕시코시티 중심부에서 당시 수도 경찰청장이자 현 연방 안보부 장관 암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엘 멘초는 은신하는 가운데서도 경호 인력에게 탱크를 관통할 수 있는 열추적 휴대용 로켓 발사기를 배분하는 등 엄격한 경호 아래 생활했다.
그가 이끄는 카르텔은 톤 단위의 코카인을 콜롬비아에서 에콰도르로 운반하고, 이후 다시 고속정과 장수정을 이용해 멕시코 태평양 연안으로 움직이는 등 대규모 마약 밀매를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엘 멘초는 자신의 고향인 할리스코주를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최근에는 멕시코 서부 미초아칸주까지 손을 뻗었다.
그가 당국에 사살되자 카르텔이 보복에 나서면서 멕시코 제2의 도시이자 할리스코주 주도인 과달라하라에서는 차량과 트럭에 불을 지르고 도로를 차단하는 등 대규모 폭력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AP는 “시민들이 대피소에 몸을 피하면서 도시는 유령 도시로 변모했다”고 전했다.

차량 방화와 도로 봉쇄는 마약 카르텔이 군사 작전을 저지할 때 흔히 사용하는 전술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확산되고 있는 영상을 보면 할리스코주 관광 도시인 푸에르토 바야르타 상공에 연기가 치솟고, 공항 인근에서 공포에 질린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며 도망치고 있다.
과달라하라는 올 여름 캐나다·멕시코·미국 공동개최 FIFA 월드컵이 열리는 지역이다. 미국 국무부는 할리스코, 타마울리파스, 미초아칸, 게레로, 누에보레온 주에 거주 중인 미국 시민들을 대상으로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고 당부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