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오영국 핵융합연 원장 “핵융합 상용화 R&D 가속…민간과 힘 합쳐 세계 시장 도전”

오영국 핵융합에너지연구원장
오영국 핵융합에너지연구원장

“핵융합 분야 발전을 위한 우리의 '방향'은 정부의 노력으로 잘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은 '속도'입니다. 공공과 민간의 협력을 바탕으로 삼고, 새로운 장치 개발에도 나서 세계 시장에서 우리의 족적을 남기고자 합니다.”

오영국 핵융합에너지연구원장은 전자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연이어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언급했다. 과거 우리가 핵융합에너지를 '미래 언젠가'의 기술로 여겼는데, 이제는 급격히 현재에 가까이 다가왔다는 것이다.

그는 “핵융합 연구를 해 온 사람으로서, 솔직히 과거에는 조속한 상용화에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던 것이, 얼마 전부터 상황이 급변했다고 했다. '인공지능(AI)'의 대두와 '탄소중립'이 이유라고 했다.

그는 “AI 활용이 확대되면서 이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감당할 수단이 절실해졌는데, 탄소중립 역시 고려해야 하는 이중고가 펼쳐졌다”라며 “사람들이 핵융합 에너지를 다시보게 됐고, 이것이 기술 발전으로 이어졌다”라고 설명했다. 현실의 '필요'가 핵융합 에너지라는 '신기술' 상용화를 이끌었다는 견해다.

문제는 이후 펼쳐진 세계 각국의 무한 경쟁 체제다. 핵융합연은 독자 개발한 핵융합연구로 'KSTAR', 이를 활용한 연구 성과로 세계를 놀라게했다. 그럼에도 어마어마한 국가적 자원을 투입하는 중국, 빅테크 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는 미국이 군림하는 현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오 원장은 '가속화'를 강조했다. 그는 “속도가 곧 생명”이라며 “우리 정부도 가속화를 연구개발(R&D) 및 상용화 준비의 중점사항으로 선언했다”고 전했다.

소형화 개념을 담은 '한국형 혁신 핵융합로(이하 혁신 핵융합로)' 개발도 이런 속도를 더하기 위한 복안이라고 했다. 장치 개발 크기를 줄여 전체 개발 기간이 줄어드는 효과를 노렸다.

오 원장은 무엇보다 시급한 일로 이 혁신 핵융합로 설계를 꼽았다. 그는 “설계에만 10년이 드는 것이 보통인데, 가속화를 위해 오는 2030년까지는 설계를 마치고 개발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발 빠르게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AI 활용도 필수 사항으로 꼽았다. AI는 장치 설계를 도울 뿐만 아니라,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 전반의 동력이 된다. 오 원장은 “예컨대 시시각각 변하는 핵융합 장치 내 플라즈마 상태에 면밀히 대응하려면 '자율주행'에 따른 실시간 운전이 필수며, 디지털 트윈과 AI 기술을 적용한 시스템으로 기존 연구를 고도화하는 것도 가능하다”라며 “이런 AI 영역 R&D도 올해가 시작점”이라고 밝혔다.

또 오 원장은 민간과의 협력도 언급했다. 한국은 이미 초대형 플랜트를 정밀 제작할 수 있는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핵융합 공급망을 축적해 왔고, '인애이블퓨전'과 같은 새로운 유형의 스타트업도 이런 배경 아래 등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민간 역할이 중요해지는 만큼, 핵융합연이 이들 기업과 협력해 세계 시장 선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핵융합에너지 발전소 수백개가 전 세계에 세워질 날이 다가올 것”이라며 “단순히 우리나라 내에 발전소 몇 개를 짓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세계 시장에 나가려면 기업과도 힘을 합쳐야 하며, 핵융합연이 이에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